[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과 연인관계를 알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인 황모(25)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A(31) 씨가 첫 재판에서 사죄할 의사가 있으며 유족들과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 심리로 진행된 A씨의 상해치사 혐의 1차 공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한다"며 "그동안 유족 측 인적사항도 모르고 접근이 어려워서 합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 통해서 합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백 번이라도 사과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카키색 수의를 입고 손을 떨며 법정에 나타난 A씨는 재판 내내 울먹거리거나 두 눈을 감고 있었다. A씨가 울먹이며 자신의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똑바로 하라', '크게 말하라'며 소리쳤다.
재판을 마치고 A씨가 법정을 빠져나가자 유족들은 그를 향해 "살인마"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황씨의 어머니는 취재진을 향해 "(A씨를) 재판장에서 처음 봤다"며 "사과하려고 했으면 지금이 아니라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던 3주 동안 병원에 왔어야 한다. 딸은 사망할 때까지 가해자로부터 사과 못 받고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의 부모나 가해자는 중환자실, 장례식장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다"며 "변호인을 통해서 사과하겠다는 건 본인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A씨의 2차 공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40분에 열린다. 유족 측은 다음 재판에서 황씨가 사망하는 상황을 담은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어머니도 증인으로 나선다.
A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 모 오피스텔 1층 출입구 앞 복도에서 황씨를 밀어 유리벽에 강하게 부딪히게 하고, 황씨가 그 충격으로 기절했음에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후 의식을 잃은 황씨의 상체를 잡고 엘리베이터로 끌고가다가 떨어뜨려서 뒷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게 했다. 황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지난 8월 17일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A씨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혐의를 상해치사로 변경,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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