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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2분기 어닝쇼크" 삼성·현대·GS건설·현산…하반기부터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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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GS건설·HDC현산, 2분기 영업이익 20% 넘게 '급감'
삼물·현산, 하반기 수주로 '뒷심'…현대·GS건설, 본드콜 환입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2분기에서 전반적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모두 시장 예상보다 다소 아쉬운 실적을 발표한 것.

다만 이번 실적 악화는 대부분 '일회성' 요소가 큰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는 악재 해소에 힘입어 건설사들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삼성물산·GS건설·HDC현산, 2분기 영업이익 20% 넘게 '급감'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감소했다. 우선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1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6590억원으로 6.4% 줄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7.30 sungsoo@newspim.com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이 줄어든 것은 대형 건설현장 준공으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건축(-14.4%), 토목(-6.9%) 부문 매출이 줄었고 플랜트 부문(17.5%)은 증가했다. 또한 국내 부문 매출은 10.6% 감소한 반면 해외 부문 매출이 2.7% 증가했다.

기본도급액 규모가 큰 주요 현장 중에는 ▲삼성전자 평택 FAB2기 신축공사(3조9904억원) ▲UAE 원전(3조2780억원)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2조7512억원) ▲삼성전자 평택 P2L 하층서편마감(1조9144억원) 등이 있다. 이처럼 규모가 큰 사업장이 준공에 가까워졌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지난 1분기 말 기준 수금률이 80%가 넘는다. 수금률이란 기본도급액에서 완성공사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건설사가 전체 공사비에서 수금률 만큼 돈을 받았다는 뜻이다. 수금률이 100%에 가까워질 수록 앞으로 받을 돈이 적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7.30 sungsoo@newspim.com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409억원으로 8.4% 감소했다. 매출은 4조3835억원으로 3.5% 감소했다. 현대건설 실적이 줄어든 것은 3년 전 완공한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현장에서 현대건설이 발주처에 클레임(계약액 증액 요청)을 제기하자 발주처가 809억원 규모의 본드콜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 809억원은 현대건설의 해외 매출에서 한 번에 차감됐다.

본드콜(Bond Call)이란 금융기관이 대형 건설공사에 대한 보증을 섰다가 건설사의 계약 위반으로 보증액을 발주처에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사가 플랜트 사업을 할 때는 입찰 단계나 계약 전 발주처에 본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서 '본드'는 '채권'이 아니라 '계약이행보증금'의 의미다.

입찰 참여업체가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우협)가 되고 이후 계약까지 체결할 것임을 발주처에 담보하기 위한 보증이다. 만약 경쟁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우협이 됐는데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발주처는 은행에 본드콜을 행사해서 보증금을 받아가게 된다.

GS건설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25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1% 위축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2316억원으로 12.3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29억원으로 26.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상반기 플랜트 부문의 인력조정 비용(전직지원 프로그램에 따른 희망 퇴직금 등)으로 약 1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서다. 업계에서는 이로써 GS건설의 플랜트 사업부문 인원이 1000명으로 약 5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주택부문에서 일부 현장의 기성이 다소 지연된 데다, 현대건설처럼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프로젝트에서 본드콜(537억원 반영)이 차감된 영향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048억원으로 전년대비 2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123억원으로 15.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87억원으로 22.1% 감소했다.

현산은 올해 주택공급이 작년보다 크게 늘지 않아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산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은 1만5000가구로 작년 실적(1만4999가구)과 큰 변동이 없다. 현대건설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이 작년 실적보다 27.26% 증가했고 DL이앤씨가 18.89%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GS건설은 7.54%, 대우건설은 4.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3.15 sungsoo@newspim.com

또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에서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벌어진 것도 회사에 다소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현산은 학동4구역 인근 광주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 현장 철거공사에서도 기존 허가내용과 다른 철거방식이 사용된 정황이 발견돼 광주 북구청에서 검찰 고발 조치됐다.

◆ 삼물·현산, 하반기 수주로 '뒷심'…현대·GS건설, 본드콜 환입

다만 이들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 감소는 대부분 '일회적'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즉 건설사들이 올 하반기에는 수주 증가 또는 악재 해소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 수주실적이 7조5140억원으로 연간 전망 10조7000억원의 70%를 달성했다. 수주가 많다는 것은 일감이 풍부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향후 매출로 연결된다. 특히 건축부문 수주가 4조9130억원으로 상반기 수주실적의 절반 이상(65.4%)을 차지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1조8715억원) ▲평택 반도체 3기(1조6020억원) ▲대만 공항(1조1644억원) ▲싱가포르 지하철(5008억원) 등이 있다. 이로써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26조137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카타르 LNG 건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것으로, LNG 수출을 위한 저장탱크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단독으로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하며 18만7000㎥의 LNG 저장탱크 3기와 항만접안시설 3개소, 운송배관 등을 시공한다. 총 공사기간은 57개월로, 오는 2025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평택 반도체 3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발주한 사업이다. 대만 공항 건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대만의 관문 공항인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타오위안 공항은 대만 제1의 국제공항인데 이번 사업으로 기존 공항이 확장된다.

현대건설의 경우 마리나사우스 발주처의 본드콜 행사가 일회성에 불과하며 곧 회수될 것이라고 증권가에서 해석하고 있다. 마리나사우스 개발 당시 발주처가 설계를 자주 변경해 공사비가 예상보다 많이 투입됐고, 현대건설은 발주처의 귀책사유라며 계약액 증액 요청(클레임)을 제기했던 것.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사진=현대건설] 2021.07.30 sungsoo@newspim.com

이에 마리나사우스 발주처는 사전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본드콜을 꺼내들었다. 완공 후 하자보수 기간 3년이 마무리되면 사업 종료를 알리는 최종 준공서가 발급되는데 이를 앞두고 현대건설의 클레임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지급한 본드콜이 연내 환입되면서 이익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GS건설도 마찬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본드콜은 대개는 공기 지연 등 건설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발주처에서 보증금 반환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해당 비용은 연내 환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일회성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백번 양보해 클레임을 철회한다면 발주처도 본드콜을 취소할 것"이라며 "809억원은 차후 분기 중에 환입되고 그 만큼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GS건설은 수익성 높은 건축·주택과 신사업 비중이 늘어난 반면 수익성 낮은 플랜트 비중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원가율(상품 판매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 동기대비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GS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16.6%로, 작년 같은 기간(12%)보다 4.6%포인트(p) 올랐다.

이 연구원은 "GS건설이 올 하반기부터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없어지고 주택과 신사업 부문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 사업구조 개선의 위력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번에 실시한 플랜트 부문의 인력 조정 효과(인건비 절감)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며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하반기부터 주택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산은 역세권 개발에 강점을 가진 업체다. 공릉역세권 개발,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리츠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공릉역세권 개발,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장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인접해 있다. GTX-C 사업이 진행될수록 현산이 보유한 사업지의 토지가치가 오르게 된다. 업계에서는 GTX-C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지만 숨은 승자는 현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주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상반기 신규수주는 4조180억원으로 작년 연간 수주액(3조906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주택수주가 3조2610억원(자체, 외주 합)으로 작년 연간 주택수주(2조9490억원)를 10.6% 웃돌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작년 말 신용등급이 회복돼 올해 자금조달 금리가 정상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현산은 현재 진행 중인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향후 매출에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산 관계자는 "올해 공릉역세권 개발과 같은 복합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사업과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올해 총 1만5000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하고 있어 향후 매출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산은 그동안 지연됐던 역세권 복합개발 자체사업들이 오는 12월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라며 "올해 조달금리 정상화로 수주가 증가 추세에 있어 내년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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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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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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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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