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살아났다" 롯데·신세계·현대百 빅3, 1분기 매출·영업익 동시 ↑
명품이 살렸다...하반기 실적도 '대형점포 출점' 호재로 낙관적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가 올해 1분기 실적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아직 코로나19 우려가 남아 있지만 연간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업계는 지난해 기저효과에다 하반기 신규 출점이란 실적 반등 요인이 있는 만큼 연말까지 실적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
◆"백화점이 돌아왔다" 롯데·신세계·현대百 빅3, 1분기 영업익 최대 3배 이상 ↑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올 1분기 매출 합계는 1조6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9.5% 늘어난 수치다.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2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5% 크게 증가했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신세계백화점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실적을 넘어서며 코로나 악재를 딛고 성장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2019년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 폭은 7.8%, 17.9%였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은 명품과 패션을 앞세워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4932억원(광주 신세계 포함)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8.3% 늘어난 82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261.3% 급증한 1030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여파로 280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5% 늘어난 6760억원이다.
현대백화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74억원, 7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7%, 122.3% 늘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백화점 3사 실적 추이. 2021.05.13 nrd8120@newspim.com |
◆소비 회복세+코로나 기저효과...명품이 백화점 살렸다
백화점 업체들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와 소비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이 컸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7.8p(포인트) 후퇴했다가 올해 1월 4.2p 늘어난 뒤 지난 달까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선 100.5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수가 기준값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품목으로는 명품과 패션 상품군이 강세를 보였다. 소비심리 회복세에 더해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한 데 대한 보상심리까지 겹치면서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58%, 롯데백화점도 33.8%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은 공격적인 영토 확장이 주효했다. 올해 2월과 지난해 문을 연 더현대서울과 아울렛 두 곳에서 가시적인 신규 개점 효과가 나타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관건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1분기의 눈부신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일단 2분기 매출 흐름이 좋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백화점 3사가 지난 4월 첫 주말 3일간 진행한 봄 정기세일 때 전년 대비 평균 6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가정의 달 특수가 있는 5월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1일~12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요일(지난해 5월 2~13일까지) 대비 26% 증가했다. 해당 기간 해외 명품(44%)과 화장품(54%) 상품군이 잘 팔렸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26%, 22.3%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하반기 실적도 '대형점포 출점' 호재로 낙관적
하반기에도 실적을 견인할 호재가 있다. '대형 점포' 출점이 바로 그것이다. 신세계는 오는 8월 호텔·과학관을 품은 대전엑스포점을 개점하고 롯데는 같은 달 수원 동탄에 경기도 최대 면적의 백화점을 개점한다. 의왕 프리미엄아울렛 오픈도 앞두고 있다.
대형 점포는 상대적으로 코로나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프라인 핵심 전략으로 급부상했다. 대형 점포의 경우 수요가 많은 해외 명품 입점 비중이 높고 매장 공간 구성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쇼핑 매장 외에도 맛집, 볼 거리들을 다양하게 구성해 집객효과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전파 우려로 대형집객시설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을 오프라인 점포로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체들이 앞다퉈 메가 점포 출점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업황이 좋다"며 "올해는 작년 코로나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3사 모두 대형 점포를 출점하는 만큼 실적 반등 요인이 있다. 소비 회복세가 유지된다면 연말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언제든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500~700명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