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135억 영업손실 255억...4년째 내리막길
펫푸드 제조업체 '오션' 88억에 인수…"반려동물 시장 진출" 선포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한때 '1세대 로드샵' 브랜드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과 나란히 화장품 업계를 주름 잡았던 토니모리가 4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지면서 실적 반등 일환으로 '펫 푸드'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반려동물 단미사료 제조·유통 업체 오션의 주식 33만4979주를 약 88억원에 취득했다. 토니모리는 최대주주를 포함한 기존 오션의 주주들로부터 구주를 48억원에 인수하고 오션에 유상증자 40억원을 투입해 지분 76.61%를 확보하는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오션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권재철 대표는 2대주주로 오션에 남아 토니모리가 펫 푸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공동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3.29 yoonge93@newspim.com |
◆ 오션, 토니모리 자회사로 편입...국내외 펫 푸드 사업 전개 '시동'
오션은 동결건조 방식의 간식을 주력으로 삼으며 위생용품 또한 취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오션의 펫 푸드 제품은 전국 펫 전문 로드샵 동물병원 대형할인마트와 반려동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등 80여개 업체에 입점돼 있다. 향후 토니모리의 온오프라인 유통 인프라에 추가 입점해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오션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펫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진다. 오션은 2019년부터 펫 간식의 해외수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완료하고 캐나다의 업체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으며 대만과 말레이시아 이스라엘에 수출을 위해 바이어들과 활발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은 지난해 매출 90억2000만원에 순손실 19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144억6000만원에 부채가 142억8100만원으로 재무구조가 우량한 편은 아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화장품과 펫푸드의 주 구매결정권자가 2040 여성이다. 산업은 다르지만 같은 고객을 보유한 만큼 충분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K뷰티 붐으로 단련된 토니모리의 해외 인프라를 오션에 적용해 전세계에서 K펫푸드 붐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국내 1세대 로드샵' 토니모리의 몰락...미래 먹거리·디지털 전환으로 반등 모색
이처럼 토리모리가 때아닌 펫 푸드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실적 반등이 절실해서다. 토니모리는 2006년 설립 이후 3년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데 이어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최근 4년간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4년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 같은 몰락의 배경에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發)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명령)이 있다. 실제로 토니모리는 2016년 매출 233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토니모리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매출은 결국 113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의 경우 2017년 19억원에서 2020년 255억원으로, 전년(2억7500만원) 대비 손실이 무려 9184% 늘어났다.
그간 토니모리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사업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남성 화장품 '그루밍랩' 사업 매각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특히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자회사 메가코스(중국 내 제조사업)의 체질 개선에도 애썼지만 끝내 턴어라운드에는 실패했다.
토니모리가 존폐 기로에 놓이자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지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뒤늦게나마 '디지털 전환'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재도약을 약속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토니모리가 낙점한 펫 사업은 최근 뷰티 기업들도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이다. 저성장이 고착된 국내 시장에서 '펫 이코노미'가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원(KREI)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지난해 3조3753억원에서 2027년 6조원 규모로 약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토니몰리가 재도약에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토니모리가 재기하기 위해 뒤늦게 온라인 사업 강화와 펫 시장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수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토니모리가 과연 어떤 차별점을 갖고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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