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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 김기덕, 애도 없이 침묵…영화계 '성평등'에도 변화 움직임

기사입력 : 2020년12월14일 17:06

최종수정 : 2020년12월14일 17:0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김기덕 영화 감독에게 영화계의 애도는 없었다. 생전 한국 감독 최초로 3대 영화제 본상을 휩쓸었지만, 촬영 중 인권 침해와 성추행 등의 추문이 마지막을 초라하게 했다.

지난 11일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김기덕 감독이 숨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현지 매체를 통해 먼저 전해졌다. 델피(Delfi) 등 외신은 라트비아 현지 통역사 확인을 거쳐 "한국의 거장 김기덕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감염 및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외교부와 김기덕 필름이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사망은 공식화됐다.

전세계에 확산 중인 코로나19 탓에, 고인은 타지에서 쓸쓸히 마지막을 맞게 됐다. 유족들은 라트비아를 방문할 수 없어 장례를 모두 현지 대사관에 맡기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시신은 현지에서 화장돼 유골로 국내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도 조용한 처리를 원하는 가운데, 국내 영화계는 침묵 속에 몸을 낮추고 있다. 

감독 김기덕이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그물' 시사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시대가 외면하는 거장의 발자취…국내외 '재평가' 움직임

생전에 고인의 발자취는 화려했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칸, 베네치아, 베를린의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모두 본상을 받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영화감독이 됐다.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같은 해 '빈 집'으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은사자상, 2011년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2012년 '피에타'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해외에서 선택받은 거장이라고 하지만 그의 작품은 늘 '문제작'으로 불렸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선정성 논란은 물론, 지나치게 마초적이거나 충격적이란 평이 어김없이 따랐다. 인간 내면의 욕망과 열등감을 가감없이 담아내는 고인의 세계관은 국내외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아들었다.

이례적으로 영화계에서는 고인의 사망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 김기덕 감독의 마지막 행적이 바로 지난 2017년 폭로된 연극영화계 미투 성추문이었던 탓이다. 그는 미투의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2018년 이 폭로를 보도한 MBC 'PD수첩'과 여배우 등을 상대로 다수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국내에서 누구도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달시 파켓 트위터] 2020.12.14 jyyang@newspim.com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가인 달시 파켓은 고인의 소식을 접하고 트위터에 "지난 2018년 한국 TV에서 김기덕의 미투와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수업 때 김기덕 영화를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며 "만약 누군가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끔찍한 폭력을 가했다면 그를 기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출신의 영화평론가 피어스 콘란도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고인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며 "그가 촬영장에서 저지른 끔찍한 행동에 대한 언급 없이 위대한 예술가가 죽은 것에 대해 (대부분 서양에서) 애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슬펐다. 영화계에 대한 그의 공헌은 결코 잊혀져선 안 되지만, 그의 괴물 같은 성폭력의 희생자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분명히 미투 사건 당시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던 여배우 A씨의 충격적인 폭로를 영화계는 잊지 않고 있다. 동시에 김 감독의 작품은 그가 한국에서 발자취를 감춘 뒤 몇 년 간 재평가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미투 당시에도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었던 만큼, 각종 협회나 영화인 개인으로서도 입장 표명을 자제할 방침이다. 촬영장 내 인권침해나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김기덕·조덕제 '법의 심판' 영향도…업계 내 '성평등' 여론 굳건

2017년 봇물처럼 터져나온 연극영화계 미투 사건 이후, 영화계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김기덕 감독이 잇달아 제기했던 소송 건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법부의 단호한 판결이 업계 내 성평등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미투가 사실이 아니라고 민형사상 소송을 냈는데 모두 불기소 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장 내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2차 가해로 재차 기소된 영화배우 조덕제도 실형 위기에 처했다. 그는 2015년 4월 영화촬영 중 반민정씨의 티셔츠를 찢어 가슴 부위와 음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후에도 반씨를 음해하는 허위사실을 게재해 피해자를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3일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감독들이 알아서 조심한다. 영화의 내용이나 수위, 대사 토씨 하나도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촬영 현장이 열악하다고는 해도,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잡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영화를 개봉한 모 감독은 "일부러 논란이 될 만한 신을 찍지 않는다. 굳이 들어갈 필요 없는 노출, 성희롱 소지가 있는 장면은 촬영장 여건과 별개로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배제하는 편"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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