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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아닌데?" 부패예방추진단 조치요구에 '피감 기관'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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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패예방추진단 조치 요구에 "받기도 그렇고...묵살도 어렵고..."
업계 일각, 감사원 아닌 추진단의 조치 요구는 업무 혼선 우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공공택지 보상과정에서 보상비 부당지급 사실을 적발하고 환수와 관계자 처벌 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 해당 공기관들이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감사원과 달리 법적 강제력을 갖추지 않은 국조실 부패예방추진단의 조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일각에서는 공식 감사기관인 감사원을 거치지 않고 국무총리 산하 기관이 감사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우려도 내놓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의 부당 토지보상비 조치 요구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 9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개월에 걸쳐 경기 하남미사지구를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총 16개 공공택지에 대한 토지보상비 지급 내역을 점검했다. 이 결과 총 1843건 114억원의 보상비 부당 지급 사실을 적발했다.

부패예방추진단은 이에 대 LH와 수공에 부당 보상비 전액환수와 보상 관계자 문책,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부패예방추진단 관계자는 "약 1년동안 점검했으며 부동산 토지-주택 감정 전문기관인 한국감정원과 함께 한 것인 만큼 내용의 정확성도 높다"며 "기관들이 요구 조치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패예방추진단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당사자인 LH와 수공은 다소 당혹해하는 상황이다.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준정부기관 등에 대해 감사를 거쳐 시정과 조치사항을 요구하는 감사원과 달리 국조실 부패예방추진단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인 '요구'만 할 수 있는 기관이라서다.

법적 강제력이 없는 기관의 조치 요구인 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유동적이란 게 이들 기관의 입장이다. 더욱이 추진단의 점검 결과도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총 114억원으로 나온 부당 토지보상비 내역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일단 추진단의 점검결과가 나온 만큼 자체 감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패예방추진단이 LH와 수공에 부당 토지보상비에 대한 전액 환수를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수행 여부를 두고 공기업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개발 초기 모습

추진단이 요구한 사항 가운데 핵심인 부당 보상비 환수도 요구처럼 쉽지않은 상황이다. 이번처럼 감사기관의 지시로 토지보상비를 대대적으로 환수하도록 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이번에 점검한 16개 공공택지의 경우 대부분 토지 및 주택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결국 대규모 소송전도 불가피하다. 

LH 관계자는 "환수를 하려면 실제 부당 지급 내역을 확정하고 법적 절차를 거쳐야한다"며 "환수를 당장 시작하더라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상업무 담당자 170명에 대한 '문책'과 허위 경작사실확인서 작성과 관련된 토지주·이장 등 251건에 대한 '수사의뢰' 요구에 대해서도 참조하고 수행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감사원도 아닌 국조실 산하 부패예방추진단의 이같은 '감사업무'가 피감 기관에 업무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된다.

국조실 산하 부패예방추진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사건에서 해운사와 해양경찰의 유착관계 등이 밝혀지자 국무총리 훈령으로 출범했다. 추진단의 설립 취지는 '우리사회의 전반의 구조적 비리, 관행적 부조리를 척결한다'는 다소 모호한 방향으로 설정됐다. 수사권이 없으며 요구 조치에 대한 강제력은 없다.

단장은 차관급인 국무1차장이 맡는다. 부총리급인 공식 감사기관인 감사원장에 비해 두 단계 낮은 직급이다. 설치 근거도 총리훈령이다. 결국 부패예방추진단은 태생부터 자문기관 성격이 강한 기관이다. 이번 토지보상비 부당지급 점검도 LH 등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감정원과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 감사 루트인 감사원의 감사는 무력화된 상황에서 부패예방추진단이 감사를 하는 것은 업무에 혼선줄 수 있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국무총리 산하 기관의 권고인 만큼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어설픈 결과를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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