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응급호흡기 수요 급등
연세대 연구팀과 기술이전 계약 체결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간이 응급 인공호흡기가 삼원테크를 통해 대량 생산된다. 간이 인공호흡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제품이다.
삼원테크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 재활센터 강성웅 교수가 특허 출원한 한국형 간이 응급 인공호흡기의 인허가 및 생산을 담당한다고 18일 밝혔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4월 이미 간이 응급 인공호흡기 관련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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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폐렴뿐만 아니라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각국에서 인공호흡기 긴급 요청이 늘고 있지만 제품이 고가일 뿐 아니라 생산 절차가 복잡해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인공호흡기 수요가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국방 물자생산법(DPA)까지 발동해 제너럴모터스(GM)에 생산을 지시할 정도로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웅 교수팀은 2016년 세계 최초로 간이 인공호흡기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삼원테크와 기술이전 계약을 완료한 간이 응급 인공호흡기는 '벨로우즈' 타입을 적용해 기존 엠부백 기반 인공호흡기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기존 간이 인공호흡기의 필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이동성과 내구성,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제품에 사용되는 엠부백은 위치에 따라 가해지는 압력의 편차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연구팀이 개발한 새 인공호흡기는 정밀하고 일정하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벨로우즈 방식을 적용했다.
벨로우즈를 통해 압력과 유량을 제어해 공급 호흡량, 분당 호흡수, 흡기 및 호기 비율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안정적인 산소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 다양한 증세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적용 범위가 넓다는 점이 장점이다.
강성웅 교수는 "전 세계를 돌며 호흡 재활 교육을 하다 보면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며 "이들을 돕기 위해 간이 인공호흡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수의 국내 바이오 업체와 인공호흡기 제조사들의 공급 요청을 받아왔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산이 시작되면 관련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분석회사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인공호흡기 수요만 88만대에 달한다. 반면 자체적으로 인공호흡기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종석 삼원테크의 대표는 "강 교수 취지를 살려 생산 단가를 최소화해 의료 장비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서도 한국형 응급 인공호흡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최단 시간에 수출허가를 획득해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을 위한 관련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