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대동해 경찰서 출석했는데 긴급체포에 수갑 사용"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부당한 긴급체포와 수갑 사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서울 강남경찰서에 관련 권고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아레나는 탈세 의혹과 별개로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성접대를 한 장소로도 지목됐던 곳이다.
8일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46) 씨는 2018년 12월 27일 탈세 등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강씨에게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불린 이모 씨, 박모 씨의 대화 녹취록을 들려주며 아레나의 경영상황에 대해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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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거액의 탈세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강 모 씨(앞)와 사장 임 모 씨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3.25 mironj19@newspim.com |
하지만 강씨가 거듭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자 경찰은 돌연 강씨를 긴급체포하고 수갑을 채웠다. 강씨는 이후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이 조사실에 들어와 '수갑을 해제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한 뒤에야 수갑을 벗을 수 있었다.
이에 강씨는 "긴급체포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부당하게 긴급체포하고 수갑을 채웠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강씨는 진정서에 '담당 수사관이 고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함께 넣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측은 인권위에 "강씨가 계속 사실을 부인하면서 다른 피의자를 통해 탈세제보자 등 주변인을 회유하거나 강요하면서 증거인멸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한 것"이라며 "또 강씨가 자해를 하거나 도주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수갑을 사용했다"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피의자 신문조서와 참고인 진술조사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당시 강씨에 대한 긴급체포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강씨가 경찰서에 출석한 상태인 점 ▲변호사를 대동한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만으로 긴급체포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 ▲강씨의 주거지와 통신에 대한 수사를 이미 수행한 점 ▲강씨가 아레나의 실소유주임을 특정할 증거자료를 이미 확보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긴급체포가 아닌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것이 더 적절했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특히 인권위는 '이 같은 긴급체포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면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 없이 피의자의 심리를 압박하고 자백을 강제할 목적으로 긴급체포를 이용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형해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는 수갑 사용과 관련해서도 당시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그 필요성이 충분치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불필요하게 수갑을 채우는 것은 조사과정에서 피조사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적절한 방어권 행사를 저해하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봤다. 특히 경찰이 당시 강씨에게 수갑을 사용해놓고는 피의자신문조서나 수사과정확인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강남경찰서장에게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수사부서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의자 긴급체포 및 경찰장구 사용과 관련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강씨는 아레나 포함 유흥업소 16곳을 통해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매출을 축소 신고하고 종업원 급여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세금 162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1심 재판 중에 있다. 강씨는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무마하도록 하고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에게 대가성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imb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