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말 이어 행동으로 갈등 고조되지만 중재 카드 없다
트럼프와 긴밀한 소통, 시진핑과 정상외교…주변국 통한 중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강국 정상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중재에 나설지 주목된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간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양국 정상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던 북미 간 룰이 무너졌고, 2년 만에 '로켓맨' '늙다리'라는 상대국 정상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이 부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한 것에 이어 북미의 갈등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동창리 위성시험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것으로 예상되는 '대단히 중요한 시험'을 실시했고, 미국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및 ICBM 시험발사 등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되면 더 강력한 제재안을 부과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지난 2017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
◆ 북미 갈등 재고조에 문대통령 고심 깊어져, 중재 카드 없다
북미의 타협 가능성도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북미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를 시간낭비로 보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국을 압박하며 결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마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에서 다가오지 않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실험을 바탕으로 연말경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한반도에는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을 추동해온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는 북미 관계 악화로 남북 관계가 악화돼 직접 중재에 쓸 카드가 거의 없다. 문 대통령이 많은 공을 들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에 대해서도 북한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게 과정을 공개하며 거절할 정도로 북한은 한국 무시 전략을 쓰고 있다.
[서울= 뉴스핌]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19.6.27 photo@newspim.com |
◆ 靑 "문 대통령, 할 수 있는 역할 위해 노력"
문대통령, 미·일·중 정상외교 통해 중재 나설 듯
이같은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역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과 미국을 직접 중재했던 것과는 달리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상 외교를 통한 간접 중재의 방법을 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당분간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통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에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과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주변국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한 공유와 해법을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심 우방국인 중국과는 정상회담을 통해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공유하고 북미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전망이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