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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탁상자문' 막은 감정평가사협회…공정위, 사업자단체금지 '형사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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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들에게 '문서탁상자문' 금지
공정거래법 위반 알고도 일괄금지
법률자문받고도 감정평가법 위반?
"멋대로 단정하고 임의로 금지"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감정평가시장에서의 경쟁을 막아온 행위로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형사고발’ 됐다. 회원사들에게 감정평가 이전 무료로 제공하던 ‘문서탁상자문’ 관행을 일체 금지토록 하면서 기업·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됐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사업자단체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상한액 5억원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다. 아울러 지난 6일 형사고발도 조치했다.

앞서 2008년 2월 공정위는 여신거래기본약관 등 8종의 은행여신거래 표준약관을 개정, 각 금융기관에 사용을 권장한 바 있다. 표준약관 개정은 근저당권 설정비용 및 인지세 등을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행위를 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한국감정평가사협회 [뉴스핌 DB]

즉,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근저당권 설정을 위한 비용은 채권자(금융기관)가 부담하도록 한 내용이다. 채무자 채무불이행에 따른 근저당권의 행사 소요 비용은 채무자 또는 설정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개정했다.

당시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기관들은 표준약관 개정 및 사용권장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11년 4월 패소했다.

행정소송에 패소한 금융기관들은 근저당권 설정을 위한 감정평가 비용 등을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2011년경부터 자체 담보평가부서를 신설키로 했다. 문제는 감정평가 시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한 감정평가업계와 갈등이 발생하면서다.

당시 감정평가 시장에서 금융기관의 담보평가는 약 40% 비중(금액기준)을 차지했다. 금융기관과의 거래관계는 13개 대형감정평가법인 위주로 형성돼 있다.

2012년 3월 감정평가사협회는 금융기관의 자체평가 확대 추진에 대응키 위해 ‘문서탁상자문’ 금지를 검토했다. 금융기관이 감정평가업자의 문서탁상자문을 자체평가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가능성 있다고 판단한 처사다.

문서탁상자문은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현장조사 없이 전례(前例) 및 인근시세 등을 토대로 토지 등의 개략적인 추정가액을 제공(간략히 문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감평협회는 2012년 5월 제170차 임시이사회를 통해 문서형태의 탁상자문이 감정평가에 해당하는 등 감정평가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그해 6월 7일부터 일괄 금지했다.

협회는 일정범위(30%)의 추정가격만 알려주는 구두탁상자문만 허용키로 한 것,

2012년 6월 22일 제171차 정기이사회와 2016년 8월 29일 제201차 임시이사회에서는 문서탁상자문 금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위반한 구성사업자에 대한 회원자격 정지, 제명, 국토교통부 징계건의까지 징계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감평협은 사업자단체 주도의 탁상자문 일괄 금지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사업자단체 차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법률자문으로 인지했다는 얘기다.

특히 탁상자문을 감정평가법상 감정평가로 볼 수 없어 감정평가법 위반(실지조사의무 위반)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법률자문도 받았다. 주무부처 질의 등을 통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조치도 없었다.

감정평가법상 실지조사의무 위반은 감정평가시 실지조사에 의해 대상물건을 확인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다.

공정위 측은 “구성사업자의 용역 제공이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관련법령에 의거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해 판단되고 조치돼야 할 사안”이라며 “사업자단체가 이를 위법이라고 단정하고 임의로 금지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그 행태의 부당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육성권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은 “문서탁상자문은 시가 추정에 불과하지만 감정평가 의뢰 전에 대출가능 여부 등을 사전 검토하는데 유용하고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어 금융기관과의 거래관계 개시 및 유지에 중요한 경쟁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감정평가법인은 차별화된 탁상자문 제공을 통해 대형감정평가법인이 장악하고 있는 금융기관과의 거래관계에서 규모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경쟁기회를 상실했다”며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정식 감정평가 의뢰 전에 저렴한 비용으로 토지 등에 대한 개략적인 추정가액을 알아보고자 하는 모든 기업·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됐다”고 덧붙였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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