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한일관계 해법] 곤도 세이치 전 문화청 장관 “정치교류 끊겨도 민간교류는 계속돼야”

기사입력 : 2019년08월07일 11:18

최종수정 : 2019년08월07일 11:25

민간 교류에 대한 메시지 발신이 정부의 역할
청소년 등 젊은 세대의 교류가 특히 중요
얼굴 떠올릴 수 있는 ‘친구’ 만들기가 핵심

[편집자]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경제보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분도 있지만, 냉철하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스핌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도쿄=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국가 간의 정치 관계라는 것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정치·외교 관계가 악화됐을 때에도 민간 교류는 계속해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외교관 출신으로 일본 문화청 장관을 지낸 곤도 세이치(近藤誠一) ‘곤도 문화·외교연구소’ 대표는 일본 정부에 한일 문화·인적 교류 추진을 위한 제언을 했다. 그는 “민간 교류는 한일 관계의 근간이라며, 정치 교류는 끊겨도 민간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곤도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도쿄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곤도 대표와의 일문일답. 

곤도 세이치 대표 [사진=오영상 전문기자]

-제언을 마련하게 된 계기는.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이 외교부 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한일 문화·인적 교류에 대한 제언을 마련했다. 이 소식을 듣고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이 일본도 제언을 마련하자며 의뢰해 시작했다. 서울에서 한국의 TF팀과 함께 논의도 했고, 강 장관과도 만나 제언에 대해 설명도 했다. 위안부 문제가 계기가 됐지만, 초계기 레이더 사건 이후 제언 마련을 더욱 서둘렀다. 지난해 8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그해 10월 고노 외무상에게 제언을 전달했다.

-한국과 공동 작업도 있었나.

▲함께 작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의견을 공유했다. 양국 정부가 열린 발상에서 시작한 만큼 정부 입장에서 좀 떨어져 제언을 마련한다는 인식도 공유했다. 아직 공동으로 하는 것은 없지만, 공동 작업은 언제든 환영한다.

-민간 교류가 왜 중요한가.

▲정부 간의 관계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정치 관계는 파도가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각각의 입장이 있어서 간단히 타협할 수도 없다. 타협하려 나서면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강대강’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긴다. 지금의 한일 관계도 그렇다. 하지만 그와 관계없이 민간에서는 착실히 교류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 교류는 상황에 따라 끊길 수 있다. 하지만 민간 교류는 어떠한 경우에도 계속돼야 한다. 민간 교류마저 끊기면 서로 간에 나쁜 이미지가 고착되고 만다.

-이번 제언에서도 이것을 강조했나.

▲정부 간 관계가 악화되면 민간 관계도 안 좋아진다. 정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민간 교류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교류가 줄게 된다. 정치·외교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민간에게는 문화·인적 교류를 계속하라고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정치 문제는 정부가 처리할 테니 민간은 교류를 계속하라고 전하라는 것이 이번 제언의 핵심이다.

고노 외무상도 초계기 문제 등에서 한국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당시에도 민간 교류에 영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민간에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러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정부에 말해 나갈 것이다.

-친구 만들기가 중요하도 강조했다.

▲유학이나 홈스테이 등을 통해 그 나라에서 실제로 살아봄으로써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민간 교류의 중요한 포인트다. 양국 간에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친구 얼굴을 떠올리면 관계를 보는 데 중립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친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것이 민간 교류의 핵심이다. 나도 한국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지금도 연말이면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고 있다.

-한일 간에는 과거사 문제라는 특수성이 있다.

▲오랜 시간 전쟁을 치르고 싸워왔던 독일과 프랑스도 민간 교류가 현재의 관계를 만든 기초가 됐다. 물론 한일과 독·불은 다른 점도 있다. 독·불은 서로 싸웠지만 식민 지배는 없었다. 이러한 것이 한일 간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긴 하다. 또 독·불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왕래가 수월하고 친척이 있는 경우도 있다. 한일은 바다가 있어 간단히 왕래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독·불의 사례를 좋은 모델로서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 교류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일본 언론NPO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와 본 적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호감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에 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 배 정도 호감도가 높았다. 일본에 대한 나쁜 선입관이 있어도 일본인과 만나고 생활해 보고, 일본 이곳저곳을 보다 보면 이해도가 높아지고 호감도도 상승한다. 청소년 시기에 이런 경험은 특히 더 중요하고 효과도 높다. 여행이 중요한 이유다. 유학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의 중·장년이 일본에 와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갔다는 결과도 있다. 일본인에 대한 결과도 있나.

▲그건 보지 못했다. 대신 내가 한국에 다녀와서 느낀 개인적인 인상을 말하고 싶다. 한국은 상냥하고, 거리도 깨끗하고, 물건도 풍부하고, 훌륭한 문화재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가보지 않으면 가질 수 없다. 한국에 한번 가봄으로써 부정적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로 바뀌는 계기가 된다. 일본의 중장년들도 한국에 꼭 가보기를 권한다.

곤도 대표는 정치교류는 끊겨도 민간교류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오영상 전문기자]

-제언 중에 '고도 인재' 육성이란 무엇인가.

▲민간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K-POP과 같은 대중문화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이 좋아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프랑스다. 프랑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 대한 그 정도 이해도는 없다. 일본 서점에 가면 한국에 대한 책이 있긴 하지만 한국의 소설, 한국의 사상서 등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통문화 교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도한 지식을 가진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과 비슷하다. 높은 가치관은 전통문화에 잘 표현돼 있기 때문에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판소리와 일본의 가부키(歌舞伎)는 형식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그 속에 내포된 가치관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양국 사이에 흐르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한국에서 여행하는 곳은 서울, 부산, 경주 정도인 것 같다. 더 많은 곳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방의 사람들과 만나면 더욱 마음이 열릴 수 있다. 각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요즘 지방 소도시로 여행하는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지자체가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음식은 가장 쉽고 효과가 높은 교류 아이템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 일본 요리를 보급할 전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음식과 관련한 외국인의 일본 내 연수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일본에서 한국인이 음식점을 창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턱을 낮추는 것도 문화·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 회의에서는 한국에서 니혼슈(日本酒·사케)의 관세가 비싸기 때문에 많이 접하기 어렵다며 관세를 낮추자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의 지도나 지시가 필요하다. 민간에 확실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민간 교류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발신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한일 관계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린다.

▲한일 양국의 우호를 바탕으로 세계 평화에 공헌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민간교류의 핵심은 마음을 나누는 '친구 만들기'라고 강조하는 곤도 대표 [사진=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