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인도 경계턱 기준 15cm...사고도로 8cm 그쳐
[강릉=뉴스핌] 이순철·이형섭 기자=지난 26일 10대 5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원도 강릉시 금진 해안 승용차 추락 사고 지점이 해안도로의 안전시설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바다, 호수, 하천, 늪지, 수로 등에 가까이 있는 도로 구간은 방호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 차량이 길 밖으로 벗어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승용차 추락사고가 발생한 강릉시 헌화로는 지난 1998년 개통 당시에는 이 지침에 맞게 높이 1.2m 철제 가드레일이 설치됐다.
그러나 강릉시가 지난 2008년 너울성 파도로 훼손된 도로를 보수공사하면서 가드레일을 0.7m 정도로 낮췄다. 또 철제 가드레일을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소재로 교체했다. 관광객들이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경관 휀스로 바꾼 것이다.
문제는 FRP 소재 가드레인은 충격에 쉽게 부서질 수 있어 사고에 대비한 안전시설로는 취약하다는 것.
아울러 헌화로의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경계턱은 약 8cm 정도다. 이는 15cm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한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의 절반에 불과하다.

더욱이 헌화로는 바다와 인접해 있고 급커브길이 많아 50km 이하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지만 속도제한 표시판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도로 외곽 단 한곳에 설치돼 있었다.
안전시설 미비로 인해 사고가 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뉴스핌이 취재를 시작하자 강릉시는 28일 오전 급하게 사고지역에 속도제한 안전표시판을 설치했다.
또 사고 이후 이틀간 사고 현장에는 추락을 방지하는 임시 가드레일만 겨우 설치한 채 방치하다가 뉴스핌 취재 후에야 2차 사고에 대비하는 야간 경광 반사판을 급하게 설치했다.

도로 안전시설 전문가는 "도로가 바다, 호수, 하천, 늪지, 수로 등에 인접하고 있는 구간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간에는 길가에 방호울타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사고 지점과 같이 상당한 각도로 좌회전하게 돼 있고 맞은편에 바다와 인접하고 있어 추락의 위험이 큰 경우에는 방호울타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커브가 급한 곳부터 안전한 가드레일로 교체해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 나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강릉 승용차 추락사고는 지난 26일 오전 6시 31분쯤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해안도로에서 발생했다. 흰색 코나 승용차가 인도 펜스를 들이받고 바다로 추락해 차량에 탑승했던 김모(19·동해시) 군 등 남성 3명과 김모(19·원주시) 양 등 여성 2명 10대 5명이 모두 숨졌다.
grsoon81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