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서로가 있기에 행복하다…연극 '자기 앞의 생'

기사입력 : 2019년02월25일 11:06

최종수정 : 2019년02월25일 15:21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 동명 소설 원작
'모모'와 '로자' 관계 통해 따뜻한 인간애 전달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어린 시절부터 꿈을 강요받고 앞날을 걱정하며 살아왔건만, 정작 바로 앞의 내 삶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은 있을까. 거창한 목표나 화려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한 명만이라도 있다면, 그게 바로 온전한 생은 아닐까. "사람은 사랑할 누군가가 없이는 살 수 없대요"라는 말처럼.

연극 '자기 앞의 생'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연극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프랑스 작가 겸 배우 자비에 베이야르의 각색을 통해 2007년 초연됐다. 국립극단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아랍계 소년 '모모'와 오갈 데 없는 아이를 거둬 키우는 유대인 보모 '로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 소설 <자기 앞의 생>은 로맹 가리가 필명 에밀 아자르로 발표한 작품이다. 로맹 가리는 소설가로서 성공적 행보를 걸었지만 평론가들의 극심한 비판에 심적 고통을 시달렸다. 때문에 필명을 통해 편견에 갇힌 사람들에게 통쾌한 일침을 날렸다. 로맹 가리 내면에 쌓였을 고통 혹은 분노가 작품 속에서는 너무나도 따스하게, 햇살이 비치는 잔잔한 수면처럼 펼쳐져 놀라울 따름이다.

연극 '자기 앞의 생'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공연은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작품의 배경인 파리 슬럼가의 아파트 내부를 단순하지만 원목의 느낌을 살려 따뜻하게 구현했다. 원작에는 다양한 아이들과 주변인이 등장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오롯이 '로자'와 '모모'의 관계에 집중한다. 종교도, 인종도, 세대도 다르지만 서로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통해 이해타산적 관계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한다.

'모모'는 10세인 줄 알았던 14세 소년으로, 세상의 모든 것에 통달한 듯 어른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안락사를 '낙태'라고 알 정도로 어린 아이다. 그는 자신을 돌봐준 '로자'에 대해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로부터 지켜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로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간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은 할머니로, 창녀의 아이들을 돌보며 그들이 보내는 양육비로 생활한다. 물론 돈은 못 받을 때가 더 많다.

연극 '자기 앞의 생'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두 사람은 서로밖에 없다. 남들이 보기에 밑바닥 인생 같지만 행복할 수 있는 이유도 서로가 있기 때문이다. 혹여나 떠나갈까, 서로를 잃을까 불안한 마음과 과거의 상처가 뒤섞여 서로 '안 그런 척' 하는 모습은 오히려 안타까움을 배가시킨다. 이들의 모습은 잊어버린 인간애를 돌아보게 하고 깊은 울림을 안긴다.

'로자' 역은 배우 양희경과 제55회 동아연극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국립극단 시즌단원 이수미가 번갈아 맡는다. 양희경의 '로자'는 조금 더 천진하고 연약하다면, 이수미의 '로자'는 거친 세월을 이겨낸 강인함과 그 속의 부드러움이 드러난다. '모모' 역을 맡은 오정택은 너무 어리거나 슬프거나 귀엽지만은 않은,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잘 표현해낸다. 이 외에도 '카츠 의사' 역에 정원조, '유세프 카디르' 역에 김한이 출연한다.

연극 '자기 앞의 생'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극중 로자는 모모에게 "행복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 돌려주는 거야"라고 말한다. 서로를 기쁘게 해줘서 서로에게 행복을 전해준 두 사람처럼, 우리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사랑해주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어떨까.

연극 '자기 앞의 생'은 오는 3월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