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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독에 빠진 한국⑥] 반주는 몸에 좋다?…“술꾼이 만든 핑계”

기사입력 : 2018년12월20일 08:08

최종수정 : 2018년12월20일 08:30

소화 잘 된다며 마시는 반주, 각종 사고 이어져
국내 의학전문가 “술 먹고 싶은 사람의 핑계”
美 워싱턴의대 “술 하루 한 잔도 몸에 안 좋아"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술독에 빠졌다. 과음은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음주운전, 주폭을 늘려 사회를 병들게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성인 10%가 알코올 중독이며 하루 평균 13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연말이 되면 더 잦아지는 술자리, '술이 사람을 먹는' 현 세태를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서울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심명식(30·서초구·가명)씨는 점심식사 때 소주 한잔을 마시는 일이 일상이 됐다. 거래처 회식이 잦은 탓도 있지만 술을 좋아하는 상사가 대낮부터 건네는 잔을 받을 때가 많다. 심씨는 “식전주로 마실 때도 있고 가볍게 서너 잔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결국 술자리가 돼버려 오후 내내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회인 축구 동호회원 강성수(55·경기 안산·가명)씨는 주말마다 반주를 하는 편이다. 토요일 오전이나 정오쯤 축구시합이 끝나면 늦은 점심을 먹곤 하는데, 밥과 함께 소주를 시켜 한두 잔씩은 꼭 먹는다. 강씨는 “땀 빼고 나서 배도 채우고 몇 잔 먹는 게 한 주의 낙이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주도 '술'...절제 못하면 음주사고 이어져

반주(飯酒)는 식사와 곁들여 마시는 술이다. 반주를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선 술 한 잔이 입맛을 돋우고 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해준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래서인지 점심 식당가에서는 대낮부터 한잔 걸쳐 얼굴이 발그레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반주 문화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독주(毒酒)’라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모은다.

반주는 무엇보다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많다.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어느새 병나발을 부는 꼴이다. 이런 행태는 각종 음주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반주 후 운전대를 잡는 만행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8일 부산에서는 대낮부터 만취해 차를 지그재그로 몰던 40대 운전자 A씨가 경찰과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소주 한 병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에서 故 윤창호(22)씨의 비극이 벌어진 두 달도 채 안된 때였다.

추석 명절 연휴였던 지난 9월 22일에는 고속버스 운전기사 B씨가 만취 상태로 곡예운전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역시 식사 때 반주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 20여명이 타고 있었는데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음주운전사고 1만9517건 중 4939건이 주간시간대(오전 6시~오후 6시)에 발생했다. 음주운전사고의 약 25%가 대낮에 발생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사고로 골머리를 앓는 경찰은 반주 후 음주운전이 잦은 식당가를 중심으로 음주단속을 강화했다. 또 20~30분 단위로 장소를 옮기는 '스팟' 단속을 낮에도 실시하고 있다.

김종우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

◆반주가 소화에 좋다?..."악영향이 더 많아"

국내 의학전문가는 반주 문화가 이제 없어져야할 나쁜 음주습관이라고 지적한다. 김종우 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반주가 몸에 좋다는 것은 술 먹는 사람들의 핑계”라며 "나쁜 영향이 더 많으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우선 의학적 측면에서 반주에 대한 통설을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약간의 대사율을 올려 어느 정도 소화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굳이 소화가 잘 되게 할 다른 방법이 많은데 소화 때문에 반주를 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도 식사 때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이지만 대부분 자택에서 마신다"며 "이 경우 음주자가 실외 활동을 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술을 대하는 잘못된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은 와인 한 잔 이상 마시면 주정뱅이 취급하는 문화가 깔려있지만 한국은 술이 사회생활의 친목수단으로 인식돼 반주가 쉽게 과음·폭음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반주도 결국 중독성 있는 술이므로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한 의과대학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워싱턴의과대학 연구진은 18~85세 43만4321명의 데이터 분석결과를 지난 10월 3일 공개하고 “가벼운 술마저도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Even light drinking increases risk of death)”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소량일지라도 술을 한두 잔씩 주당 4회 이상 마시는 사람이 주당 3회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확률이 20% 높았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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