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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수 2억 이상 임원도 공개하라고?...탁상행정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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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부터 보수총액 5억 이상 명단 공개
사장·오너보다 많이 받는 임직원에 이목 집중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 비판 적지 않아
공시 범위 더 넓힌 지배구조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업계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목소리 팽배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지난달 8월 반기보고서 공개되자 증권가에선 사장이나 임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액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화제가 됐다. 한 대형 증권사 차장의 경우 상반기에만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대표이사 사장은 물론 회사 오너도 앞질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이 같은 현상은 올해부터 반기보고서에 등기 임원뿐 아니라 일반 임직원도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일 경우 명단을 공시하도록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 자본시장법에서는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만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보수 공시를 피하기 위해 미등기 임원으로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지자 국회는 등기임원 여부와 관계없이 보수총액 상위 5명 가운데 보수총액 5억원 이상을 수령한 임직원 명단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6년 3월 해당 법안이 통과됐고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처음 적용된 것이다.

해당 법안은 은행권 임직원이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고위 임원들이 연루된 채용 비리가 잇따른 것 역시 고액 연봉자 공시 범위를 확대하자는 여론을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정작 유탄을 맞은 것은 국내 증권사 임직원들이었다.

증권사 보수체계는 기본급이 낮은 대신 실적에 따른 성과급 비중이 높다. 다른 금융권과 달리 유독 증권사에서만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임직원이 나온 이유다.

이 같은 사례는 내년부터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보수 공개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감사업무 실효성 제고 및 대주주 적격성심사 제도 합리화 등이 담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보수총액 또는 성과보수 총액이 일정액 이상인 임원의 개별 보수총액, 성과보수총액, 산정기준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에 따르면 현행 자본시장법과 마찬가지로 보수총액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과 보수총액 상위 5인 가운데 5억원 이상인 미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도록 명시됐다. 여기에 성과보수 총액이 2억원을 상회하는 임원도 추가로 공시해야 한다.

여기서 특히 증권사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성과급 2억원 이상 수령하는 임원 명단을 모두 공개하라는 항목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진통을 겪는 다른 금융권과 달리 증권사는 이미 성과 중심 문화가 충분히 정착됐다. 그 결과 직책이 낮더라도 성과가 높으면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게 전혀 낯설지 않다.

실제로 일부 영업점이나 최근 각광받는 IB부서의 경우 높은 성과를 바탕으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수령하는 임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과도한 연봉 수령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부 특수관계인과는 전혀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단순히 연봉 총액을 기준으로 일반 임직원들의 보수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B 증권사 임원도 “보수총액 2억원 공개 대상이 임원으로 국한됐다지만 여기는 한 조직을 이끄는 부서장 역시 포함된다”며 “팀 단위로 이동이 빈번한 업계 현실상 유능한 인사를 지켜내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안을 추진한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업계의 불만을 어느 정도 인지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는 보수총액 공개 대상에 성과보수 총액 2억원 이상 임원 외에 금융투자업무담당자, 기타 성과보수 이연지급 대상 직원 등이 포함됐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모두 제외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배구조 투명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의 보수 산정 기준에 지나치게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을 위해 이미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음에도 성과급 2억원 이상의 임직원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업계 의견이 전혀 반영되는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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