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한국 1세대 페미니즘 작가 윤석남, 자신에게 묻다…'윤석남'전 내달 4일 개최

기사입력 : 2018년08월30일 18:20

최종수정 : 2018년08월30일 18:26

초상화에서 자화상으로…학고재에서 10월14일까지 전시
채색화에 푹 빠져 "채색화 잘하기 위해 오래 사고 싶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이 시작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 1세대 페미니즘 작가 윤석남(79)이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본다.

어머니와 시어머니, 언니 그리고 역사 속 인물인 허난설헌과 이매창을 통해 '여성'의 힘을 전한 윤석남 작가가 이번에는 본인에게 집중한다. 9월4일부터 10월14일까지 학고재에서 열리는 개인전 '윤석남'에서는 윤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자화상' 앞에서 윤석남 작가 [사진=학고재]

30일 학고재에서 마주한 윤 작가는 과거 자신의 작품에서 새겨진 '모성'에 대한 이야기로 간담회를 이끌었다. 그는 "모성은 여성만 느끼는 강점이면서 저항적인 일"이라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 카테고리에 그칠 게 아니다. 모성은 세상을 복원하고 사랑하는 힘이다. 그 힘을 여성적인 힘이라는 의미로 본다"고 해석했다.

윤 작가는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내가 나를 어떻게 그려도 상관없지 않으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거다. '난 왜 이 세상에 태어났나'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자화상은 한국의 전통회화인 채색화 방식으로 그려진다. 윤 작가는 3년 전부터 채색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붓이 가진 선의 아름다움과 원색의 세련됨 때문이다. 원색의 생기발랄함에서 애환도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매력은 채색화에 담긴 '꿈'이라고 했다. '절망에서 찾은 꿈'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채색화에는 복을 상징하는 10가지가 있다. 그리고 채색화에서 사슴은 장수를 의미한다. 이렇듯 긍정적인 상징이 있다. 채색화에는 물고기가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것도 있다. 자유를, 이상향을 향해 가는 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힘들고 가난한 상황에서 밝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가. 난 못했을 거다. 억압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채색화를 그렸던 사람들은 그 그림 속에 꿈이 있기 때문"이라며 "채색화에는 이와 같은 희망과 꿈이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설치작품 '우리는 모계가족' 앞에서 윤석남 작가 [사진=학고재]

이번 전시에는 채색화의 가장 높은 수준인 '책가도' 형식의 자화상과 작업실에서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을 볼 수 있다. 윤 작가는 "채색화를 잘하고 싶어서 오래 살고 싶다"며 채색화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전시 주최 측은 윤 작가의 남다른 미술 열정을 높이 샀다. 이 관계자는 "선생님은 2015년부터 매주 채색화를 배우러 다녔다. 과거에도 뉴욕 유학 시절 박이소 선생을 비롯한 작가들을 만나면서 설치미술의 새로운 국면들을 체화했다. 계속해서 작업 방향과 방식에 고민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전시 막바지에는 지난 1996년에 선보인 '핑크룸'의 새로운 버전이 등장한다. 1996년 작품처럼 바닥에 구슬을 흩뿌리고 3인용 소파를 배치했다.

소파 다리는 쇠발톱으로 끝이 날카로워 불안정하다. 이는 작가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40대 뒤늦게 미술계에 입문한 윤 작가는 당시 '여성으로 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그는 늘 자유롭게 살고 싶은 갈증을 느꼈고, 매번 욕구를 억눌러야 하는 현실과 자유를 추구하는 갈등을 겪었다.

윤 작가는 "쉰 살이 넘어가면서 나도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핑크룸'을 시작했다. 이게 형광 핑크라 날카로워 보이고 불안해 보였다. 남편이 그 당시에 돈도 잘 벌어서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됐는데도 내 상황은 불안했다"고 회상했다.

소통이 문제였다. 윤 작가는 "한국 여성이 처한 상황 때문인지, 개인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나도 인간이야', '나도 살아있어'라는 생각은 드는데 소통하고 싶은 데가 없었다"며 "1985년 여성작가 김인순, 김진숙과 함께 '시월 모임'을 결성해 한국의 여성문화운동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면서 깨달음이 있었다. 그런 의식이 있었기에 미술을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핑크룸 Ⅴ'에서 윤석남 작가 [사진=학고재]

페미니즘과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일어나는 등 사회적인 변화도 일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윤 작가는 "세상이 겉으론 바뀐 거 같은데 의식이 바뀌었을까 싶다. 의식은 함부로 안 바뀐다. 세월이 지나고 훈련이 돼야 의식이 바뀐다"고 소신을 밝혔다.

윤석남은 여성 작가로는 처음 제8회 이중섭 미술상(1996)을 받았으며, 이후 국무총리상(1997) 등을 받으며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 베니스비엔날레와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다. 2016년 테이트 컬렉션에서 작품을 소장한 후에는 그를 아시아 페미니즘의 대모로 평가하는 다수의 연구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반기를 드는 페미니즘 움직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로 꼽힌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차준환·김채연, 피겨 남녀 싱글 금메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동계아시안게임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최강으로 평가되던 일본 선수들에 나란히 역전승을 거두고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 간판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8점을 합해 총점 187.60점을 받았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이 13일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이로써 차준환은 전날 2위에 머문 쇼트프로그램 점수(94.09점)를 합해 총점 281.69점을 기록, 이날 실수를 연발한 아시아 최강 가기야마 유마(일본·272.76점)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다. 가기야마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다. 동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샤이도로프 미카일(246.01점)이 차지했다. 김현겸(한광고)은 이날 경기 중 발목 통증으로 기권했다. 북한 로영명은 총점 205.16점으로 5위에 올랐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이 13일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회전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한국이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남녀 싱글 동반 우승은 물론이고 메달 2개 이상을 딴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다. 1999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아이스댄스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1 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퀸' 김연아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다. 15명의 선수 가운데 14번째로 나선 차준환은 고난도 점프와 회전을 잇달아 하면서도 큰 실수는 한 번도 하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로 연기를 마친 뒤 금메달을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채연이 13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포즈를 취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앞서 열린 여자 싱글에선 김채연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사카모토 가오리(일본)에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김채연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을 합쳐 총점 147.5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71.88점)에서 2위에 올랐던 김채연은  총점 219.44점으로 사카모토(211.90점)를 큰 점수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동메달은 일본의 요시다 하나(205.20점)가 차지했다. 김서영(수리고)은 150.54점으로 7위에 올랐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채연이 13일 피겨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김채연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점을 모두 경신한 반면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사카모토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하며 136.87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김채연은 어린 시절부터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며 기대를 받았지만, 각종 불운에 시달렸다. 주니어 무대 데뷔전이 될 2020-2021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2년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동메달을 따냈지만 신지아(세화여고)가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묻혀버렸다. 2023년 3월 세계선수권 때도 전체 6위에 올랐지만 이해인(고려대)이 은메달을 따내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올랐던 나카모토 가오리가 13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한 뒤 빙판에 넘어졌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그러나 묵묵히 자신의 연기에 집중해온 김채연은 대학 시절 의상 제작을 전공한 어머니 이정아 씨가 직접 제작한 의상을 입고 이날 은반 위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그동안 모든 설움을 말끔히 씻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김채연은 경기 후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서 사카모토를 꺾어 더욱 뜻깊다"면서 "안 믿기기도 하다. 정말 따고 싶었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제 김채연은 다음 주말 서울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와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나선다. zangpabo@newspim.com 2025-02-13 21:37
사진
김연경 "이번 시즌 끝으로 무조건 은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할 뜻을 밝혔다. 김연경은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의 주역이 되며 팀의 8연승을 이끈 뒤 열린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할 생각이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 KOVO] 9일 김해란의 은퇴식 때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말한 의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코트를 떠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김연경은 "좀 더 빨리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죄송하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합 잘 마무리할 거고 많은 분이 와서 제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조금씩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오랫동안 배구를 해왔고, 많이 고민했다. 주변 얘기도 있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 시즌 잘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팀과도 은퇴에 대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인 19점을 얻으며 37세의 나이거 무색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zangpabo@newspim.com 2025-02-13 23: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