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여성 등 사회 이슈에 관심…관련 투자상품도 늘어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도 남녀평등 및 여성 지원 기업에 투자하겠다며 동참 의지를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지난 90년대 소위 ‘젠더렌즈 펀드(gender-lens fund)’란 여성 차별 관련 펀드가 존재했듯이 여성 대우를 기준으로 한 기업 투자가 전혀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미투 운동은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여성 이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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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업체 베리스웰스 파트너스와 컨설팅업체 캐털리스트 엣라지에 따르면 여성 이슈에 포커스를 맞춘 기존 22개 펀드에 더해 지난해 11월 미투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로 총 12개의 신규 펀드가 출시됐다. 여성 이슈에 집중한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타 옵션 상품도 이미 수십 개가 존재한다.
스테픈 리스칼 1080파이낸셜그룹 창립자는 “지난 6개월 동안 여성 임원진이나 거버넌스에 초점을 맞춘 기업 투자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젊은 투자자들이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보였지만 지금은 남녀 노소 불문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이슈에 기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높은 잠재 수익 가능성과 사회적 영향이라는 두 가지 차원을 연결 지어 생각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문제에 집중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알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임팩트 투자네트워크(GIIN)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사회 영향을 고려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1140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내 관련 투자 금액은 980억 달러 정도로 집계됐다.
매체는 물론 미국 시가총액이 약 24조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소액에 불과하지만 수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및 환경 이슈를 함께 고려하는 투자 관심이 점차 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투자 관심과 함께 해당 기업들의 실적도 덩달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GIIN 서베이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 같은 투자 전문가들은 사회 영향을 고려한 투자가 사회적 영향과 실적 부문에서 모두 자신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뛰어 넘었다고 답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소재 니아(Nia)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1300만 달러 규모 글로벌 솔루션 에쿼티 포트폴리오는 여성 이슈 등에 대한 기여 정도를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데 지난해 37.59%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 21.81%를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