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개헌시동⑤] '경제민주화' 30년…경제헌법 뼈대 재조정 필요

기사입력 : 2017년11월29일 09:03

최종수정 : 2017년12월04일 10:35

119조 2항 등 경제조항 독특…바이마르·대만 등 유사
법학자 "경제민주화 문제 없어…구체적 내용은 검토"
예산편성권, 감사원 등 재정 권력 재조정도 도마에 올라

1987년 10월 29일 '제6공화국' 헌법이 공포된 지 만 30년이 지났다. 한국경제와 사회가 3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성숙해진 시점에서 올해 대통령선거 등을 계기로 30년 입은 헌옷을 이제는 갈아입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국민여론이 높아지며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된 개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회에선 여야 합의로 설치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서 제7공화국에 맞는 헌법개정 준비에 한창이다. 대선공약으로 내년 지방선거 개헌을 약속하고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임기 초부터 개헌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헌법의 정당성과 국민의 여망에 부합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선 각계각층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은 개헌의 필요성부터 주요 쟁점, 전문가들의 제언 등을 취재해 제7공화국 헌법으로의 바람직한 개헌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뉴스핌=조세훈 기자] 헌법은 국가의 운영을 결정하는 뼈대다. 현행 헌법에는 입법 사법 행정 삼권분립을 명시하고 국가와 시장의 관계를 설정한 조항이 있다. 그러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6공화국 헌법은 무려 30년이나 됐다.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의 결과로 탄생한 헌법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정부에 막강한 힘이 쏠린 제왕적 대통령제는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서민의 격차가 심화하는 사회 양극화 등이 폐단으로 나타났다. 현 시대에 맞게 대통령의 권력은 줄이고 양극화는 해소할 수 있는 뼈대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이주영 위원장 주재로 헙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 경제헌법 119조, 국가의 역할 놓고 줄다리기

6공화국 헌법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119조2항 등 경제민주화 내용을 담은 경제헌법 조항이다.

한국경제의 틀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경제헌법 조항은 한국 헌법을 구성하는 독특한 요소다. 유사한 사례는 바이마르 헌법과 대만 헌법 정도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독일, 일본 헌법에는 경제를 규정한 독립된 조항이 없다.

6공화국 헌법은 경제적 자유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독과점의 폐해를 막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는 경제질서 구축을 분명한 방향점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헌법 119조1항은 시장경제의 원칙, 2항은 국가 규제와 조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다수 학자들은 1·2항을 종합해서 우리 헌법상의 경제질서를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로 본다.

정부의 시장 개입 조항은 사회정의 조항을 앞세우고 경제자유는 뒤로 배치한 제헌헌법 84조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득·자산 양극화, 대기업의 갑질 불공정 거래 등 사회적 문제가 심화하자 경제민주화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사회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119조1항에 현행 2항의 경제민주화 규정을 배치해 경제민주화의 우선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다.

즉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1항과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2항의 자리를 바꿔 경제의 목표를 바꾸자는 것이다.

반면 재계는 경제민주화가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여 시장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한다. 국가의 규제와 조정은 최소화될 필요가 있다며 119조 2항의 완화 및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회의에서도 찬반 입장이 뚜렷이 나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9조2항을 놓고 "갈수록 양극화되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단순 레토릭을 가지고 분란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 교수는 "경제계에서는 경제헌법 조항(119조~127조)이 너무 많고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정부가 강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다만 경제헌법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기입하는 것은 검토할만하다"며 "국가가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행정부 독점 예산편성권 등 재정권력 재조정은 어떻게

제왕적 대통령제의 주요 토대 중 하나로 예산편성권 독점이 거론된다. 현재 헌법은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고, 국회가 이를 심의·확정·결산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견제의 망은 헐겁다. 국정운영의 시작인 예산안 편성 단계에서 정부를 견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동의가 없으면 국회는 세부 사업 예산을 증액할 수도 없다.

때문에 정부에 예산안 편성과 집행 권한이 집중된 현 시스템을 국회가 직접 민의를 반영해 예산안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산안을 법안으로 규정해 국회가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예산을 수정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문제는 국회의 권한이 강화될 때 나오는 부작용이다. 자신의 지역구에 예산을 몰아주는 '쪽지예산'이 만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쪽지 예산은 전체 예산 중 1% 내외다. 국회의 예산 편성 권한이 확대되면 이런 낭비성 예산이 우후죽순으로 생길 수 있어 재정 낭비가 심화할 수 있다.

또 정부는 예산안 편성 관련 정보와 전문성이 축적돼 있지만 국회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감사원 <사진=뉴시스>

'코드 감사'란 비판이 반복되는 감사원도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4대강 감사 등 전 정부의 비리를 캐내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개헌특위에서는 현재 감사원의 기능을 회계검사와 직무감찰로 각각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행처럼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으로 두되 공무원의 직무감찰만 담당하도록 하고 회계검사 기능은 국회로 이관해 권력을 분산하고 국회와 업무 연계성을 높이자는 구상이다.

그러나 감사기능 이원화보다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감사원을 독립기구로 전환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회로 회계검사권을 이관하는 경우 국회로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피감기관의 협조와 감사결과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쉽기에 현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사원에 제기되는 '코드 감사' 등의 문제점은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尹 영수회담 제안 환영...총선 민심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과 함께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여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06 leehs@newspim.com 이어 "국민들께선 '살기 어렵다. 민생을 살리라'고 준엄하게 명령했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또 주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고유가 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6월말까지 연장했지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개월만에 유가가 또 상승해 고물가 행진에 기름을 붓는 거 같아 참 걱정"이라며 "먹거리 고물가 지속으로 2월 물가 상승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넘었다.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고유가·강달러는 예상 못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데도 기재부 장관은 근원물가가 안정적이라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태연하게 말한다"며 "지난해 상저하고를 부르던 상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지난해 이런 유동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hong90@newspim.com 2024-04-22 10: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