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김정희씨 대표이사 선임 예정..가족경영 체제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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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기자] 수개월간 5만원대에서 잔잔한 횡보세를 보이던 세기상사가 최근 13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최근 며칠새 거래와 주가 변동성이 상당하다. 세기상사는 대기업 계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50년 이상 극장사업을 이어온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주가가 탄력성을 갖게 된 시점이 공교롭게도 이 회사 오너 국정본 대표이사 회장의 별세 소식과 맞물려 시장의 관심이 더 쏠리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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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상사 최근 3개월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기상사 주가는 지난 달 17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보합세로 출발했던 이날 주가는 국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1941년생인 국정본 회장은 지난 1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주가는 이후에도 계속 올랐다. 다음날 22%, 20일엔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4거래일만에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대한극장의 부동산 가치가 부각됐다는 설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 A씨는 "상속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국 회장이 꾹 움켜쥐고 있던 대한극장 땅과 건물에 대한 매각이나 유동화 등의 현금화 작업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대한극장은 3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충무로역과 연결되는 곳(서울 중구 충무로 4가 125번지)에 위치해 있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은 405억원(토지 276억원, 건물 129억원)이다. 이는 7년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어서 시가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보고서에는 토지의 공정가치가 2010년 1월 1일 기준일로 한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땅은 장부가치보다 시가가 좀 높을 수 있겠지만 건물 등은 용도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부동산 가치에 대한 얘기는 주가를 올리고 싶은 사람들 생각이 아닐까 싶다"고 경계했다. 또 "액면분할이나 이런 계획들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세기상사의 주사업은 대한극장의 '영화 상영'이다. 최근 3개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영화상영'의 매출 비중이 76~79% 정도다. 11~13%는 극장의 매점 매출이고 나머지 10% 정도는 건물의 임대수익 등 '기타'로 집계된다. 대한극장은 대기업들이 포진한 영화관 시장에서 꿋꿋하게 사업을 이어왔다. 지난 2001년에는 복합극장으로 신축해 현재 11개관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40억원, 영업손실 6억원, 당기순손실 9억원이다.
고(故) 국정본 회장은 창업자인 고(故) 국쾌남 명예회장의 극장사업을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다. 지난 1958년 국쾌남 명예회장은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개봉관인 세기극장을 신축한데 이어 이듬해인 1959년 대한극장을 인수해 직영극장으로 경영했다. 같은 해 외국영화수입 및 영사기재 등의 수입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세기상사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국정본 회장이 대표이사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02년. 국정본 회장은 당시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을 통해 35.49%의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4남 2녀중 장남인 국정본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당시 다른 친인척 지분은 대부분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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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상사 작년 3분기말 기준 주주현황 <자료=금융감독원> |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최대주주 등 주주현황을 보면 고 국정본 회장이 27.65%, 배우자인 김정희씨(세기상사 사장)가 22.08%를 보유 중이다. 자녀로는 딸 현영씨와 아들 순기씨를 두고 있는데 현영씨의 세기상사 지분은 없다. 순기씨 지분도 0.49%로 미미하다. 2.45%를 들고 있는 국혜원씨는 다른 친인척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1.46%를 보유하고 있는 강영권씨는 이 회사 임원이다.
국정본 회장의 별세로 그의 지분은 배우자인 김정희 사장과 두 자녀에게 상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거래소측 조회공시에 대해 회사측은 "대표이사 별세로 인해 향후 대표이사가 변경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향후 대표이사에는 김정희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3월 주총때 김정희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고, 두 자녀들도 현재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서 "가족들이 지금처럼 경영을 계속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