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에 은행 심사 강화...중소기업 고전
[뉴스핌=허정인 기자] 올해 3분기(7~9월) 비은행 예금취업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기업들이 비은행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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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5일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이 986조408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조7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증가규모(11조6000억원)에 비해 4조1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산업대출은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가계가 아닌 기업(개인사업자 포함)에 빌려준 자금을 말한다.
기관별로 3분기 중 기업이 예금은행을 통해 빌린 돈은 10조원으로 전분기(8조3000억원)에 비해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통해 빌린 돈은 5조8000억원으로 전분기(3조3000억원)대비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최영엽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도 리스크를 관리강화에 나섰다”면서 “특히 중소기업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진 중소기업들이 비은행 쪽으로 쏠렸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투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대출 증감률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투자를 활발히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기업투자의 계절성을 고려해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증감율은 5.9%다.
기업대출 증감율이 5%대로 내려 앉은 것은 지난해 2분기(5.9%) 이후 1년만이다. 지난 4개 분기 동안 전년동기대비 기업대출 증감율은 ▲15년 3분기 6.8% ▲15년 4분기 6.9% ▲16년 1분기 6.6% ▲16년 2분기 6.5%에 머물렀다.
최영엽 부국장은 “이번 3분기 증가분(15조7000억원)은 계절적 요인이 컸고 추세적으로 보면 기업대출은 줄어드는 중”이라며 “작년보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산업평균 대출도 작년대비 줄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보통 연말(4분기)이나 반기 말(2분기)에 기업공시를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차입을 상환하고 1, 3분기에 재 차입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대출 잔액이 333조6000억원으로 3분기 중 3조2000억원 늘었다.증가 규모가 2분기(1조2000억원)보다 커졌지만 작년 3분기(6조7000억원)에 비해선 절반 수준이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556조4000억원으로 3분기 중 11조4000억원 늘었다. 2분기(10조2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