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대차 'H-옴부즈맨 최종 발표회' 열려
이광국 부사장, "소비자들의 심층적이고 현실적인 조언, 경연진에게 보고할 것"
[뉴스핌=이성웅 기자] 현대자동차 신임 국내영업본부장인 이광국 부사장이 일반 소비자들의 날선 비판을 들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광국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정리해 경영진에 보고하고 업무 현장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9일 이광국 부사장은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H-옴부즈맨 최종 발표회'에 참석해 "옴부즈맨들의 심층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에 감사한다"라며 "오늘 나온 결과물들은 경영진에게도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충분한 회의도 거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H-옴부즈맨은 현대차가 일반 소비자들의 제안과 비판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난 7월부터 시행한 제도다. 이날 발표회는 총 79명의 옴부즈맨들이 4명의 분야별 멘토들과 지난 4개월간 고민해온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부사장은 이번 발표회에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 1팀의 제안을 가장 인상 깊은 발표로 꼽았다.
행사를 통틀어 첫 발표를 맡은 최세진씨는 "내수차별, 결함논란, 파업 등 현재 현대차를 둘러싼 위기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신뢰도 하락과 소통의 부재에서 나온 것과 다름없다"라며 "쓴소리를 잘해야 일을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업문화까지 쇄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그녀는 현대차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내판 '레몬법' 시행 ▲소비자 신문고 ▲중간보고 시스템 등의 해결책을 제안했다. 레몬법은 미국에서 시행 중인 자동차 소비자 보호법으로 차량 구입 후 18개월/1만8000마일 이내 안전 고장 2회 이상, 일반고장 4회 이상일 경우 해당차량을 환불·교환토록 강제하는 법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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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국 현대자동차 신임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 |
이 부사장은 최씨의 발표를 경청한 뒤 "오랜 기간 해외에서 근무를 해오다가 이번에 국내에 들어와보니 정확한 현 실태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라며 "내수시장에서의 현대차 민낯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 부사장은 옴부즈맨들의 제안을 참고삼아 본격적으로 내수 회복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현대차 국내 판매량은 국내 공장 파업과 개별소비세 인하혜택 종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한 13만1539대를 기록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 월요일(24일)부터 출근해 시차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업무보고와 회의가 병행되다보니 아직 뚜렷한 것은 없지만 차차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라며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단순히 많이 팔라는 의미 이상으로 '더 잘해보라'라는 주문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최씨 외에도 '현대차는 고객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아무리 봐도 BMW 'M'의 '짝퉁' 같다' 등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이밖에도 ▲생에 첫차 구매 고객 마케팅 ▲생활 밀착형 지능화 내비게이션 ▲사고시 탑승자 구조를 위한 도어 제안 ▲여성 고객 전용 감성서비스 등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제별 우수 제안에 꼽히기도 했다.
한 현대차 관계자는 "각오는 했었지만, 막상 소비자들의 지적을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얼굴이 화끈거렸다"라며 “고객들의 입장에서 더욱 많이 노력해야겠다”라는 감상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