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행정 간소화 및 네거티브 규제 우선돼야”
[뉴스핌=정광연 기자] 정부가 가상현실(이하 VR)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공격적 투자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유기적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복잡하고 기준없는 행정 시스템의 간소화와 사업자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네거티브 규제’ 수립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VR을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이자 일자 창출을 선도한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및 민간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 40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주요 정책방향은 ▲핵심 원천기술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 ▲VR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혁신과 성장 생태계 조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핵심은 신시장 및 플랫폼 선점을 위해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전략분야를 선정, 대중소기업 컨소시엄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다. 미래부는 지난 8월 ▲VR 서비스 플랫폼 ▲게임체험 ▲테마파크 ▲다면상영 ▲교육유통 등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선정한바 있다.

플래그십 프로젝트에는 2020년까지 전체 예산에 81%인 총 3250억원(정부 2350억원, 민간 900억원)이 투입된다. 유망 기업 및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는 VR전문펀드는 올해와 내년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정부 240억원, 민간 160억원)이 마련된다.
정부의 VR 육성정책은 산업 발전외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학, 연구소 등을 아우르는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기적 시스템 구축으로 지속 성장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오큘러스 공동창업자인 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는 “VR과 같은 신규 시장의 경우 이미 다른 곳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이 공격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데 이처럼 정부가 나서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 등도 추진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정책 지원과는 별도로 행정 간소화 및 제도 정비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VR 시장 자체가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행정 시스템마저 중구난방,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텐츠 개발에 필수적인 VR 디바이스의 경우 체험형으로 사용할 경우 놀이공원 관리 인증을, 게임기기로 활용할 때는 유기장 허가를 받는 등 상황에 따라 담당 부서가 달라 곤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외 제품의 국내 사용을 위한 전파인증에 소요되는 기간이 한달이 넘기도 해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VR 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의 경우, 기존 사전등록제에서 자체등급분류제로 변경됐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화부 장관이 정하는 일정 요건을 갖춘 별도의 팀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게 오히려 진입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시장 발전 저해를 막기 위한 일부 금지 조항만 신설하고 나머지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이른바 ‘네거티브 규제’를 기반으로 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VR 개발사 관계자는 “VR을 국가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정책을 환영한다”면서도 “투자도 좋지만 사업자들이 개발과 상용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앞선 몇몇 정책들처럼 성과에 휘둘려 경직될 경우 오히려 사업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VR 같은 ICT 신산업은 전통적인 제조업과는 DNA 자체가 다르다. 정부가 뭔가를 주도하고 이끈다는 욕심보다는 사업자들이 제약없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보조자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