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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우려에 파운드 가치 추락, 헤지펀드도 약세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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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에 파운드 가치가 다시 31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헤지펀드들의 약세 베팅 속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파운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4일(현지시각)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 떨어진 1.273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일보다 15%가량 낮은 수준이자 지난 1985년 이후 최저치다. 유로화 대비 파운드 가치도 201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테리사 메이어 영국 총리가 내년 3월 말 전 EU 탈퇴 협상 개시를 의미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고 오는 2019년 탈퇴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히면서 파운드는 하락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진 지난 6월 23일 이후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달러 위로 오르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와 이것이 영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면서 파운드에 조심스러게 접근해왔다.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파운드는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외환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10대 통화 대부분은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절상됐지만, 파운드 가치는 13.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영국이 제3국처럼 EU 단일시장과 교역하는 '하드 브렉시트' 우려는 지속해서 파운드를 압박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로버트 우드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메이 총리의 어조는 단호해 보였으며 유리한 무역조건 없이 EU를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그것이 지난 이틀간 파운드화를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에 "주말 이후 브렉시트에 대한 투기 심리가 두드러졌고 이것이 파운드 하락 압력이 됐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달러 강세가 파운드를 약하게 한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제일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브렉시트가 곧 개시될 것이고 하드 브렉시트가 될 수 있다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헤지펀드들은 파운드화에 약세 베팅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들은 파운드 약세 베팅을 10만2964계약까지 늘렸다. 반면 파운드 강세 베팅은 4만781계약으로 줄었다.

캑스턴 어소시에이츠와 루비콘 펀드 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파운드 약세 베팅을 크게 늘렸다. 국민투표 후 파운드/달러 환율이 1.35달러 위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최근 다시 매크로 헤지펀드에 파운드 약세 베팅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추세와 패턴에 기반을 둔 컴퓨터 모형에 의지하는 헤지펀드는 파운드 약세 베팅을 늘리고 있다. 컴퓨터 기반 헤지펀드의 예상 베팅을 보여주는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의 '트렌드 인디케이터'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 약세 포지션을 잡아왔다.

헤지펀드 씨-뷰의 폴 채펠 수석투자책임자(CIO)는 WSJ에 "시장은 브렉시트가 생각보다 이르고 엄중한 과정일 것이라는 전망에 놀랐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보고 약세 베팅에 편승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 약세가 영국 경제에 미칠 전망은 전문가와 정치인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거리다. 최근 금융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다수의 영국 경제지표 뒤에는 파운드 약세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전날 발표된 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4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보여준다.

파운드 약세는 물가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 연료와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영국의 전체 수입물가는 1년 전보다 9.3%나 올랐다. 높은 물가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가로 단행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파운드 약세에 기반한 경제지표 호조가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UBS의 존 레스 영국 이자율 전략가는 "신뢰도와 경기 지표의 회복은 실제 부진을 막아왔지만 약한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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