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고객 개인정보를 대량 유출한 카드사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변호인으로 활약, 10억여원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2013년 사건이 발생하고 이듬해 2월 국민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에 뛰어든 지 2년4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판사 이은희)는 피해자 강 모씨 등 1만여명을 대리해 원 지사가 농협카드와 신용정보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해자 1인당 10만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농협카드 등은 피해자 1만여명에 10만원씩 총 10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

앞서 KCB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NH농협은행과 KB국민카드, 롯데카드와 카드사고분석시스템(FDS)개발용역계약을 맺었다.

이 기간 동안 KCB 직원 박모 씨는 각 카드회사의 사무실에 파견 근무하면서 업무용 PC에 저장돼 있던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등 고객정보 1만여건을 자신의 USB에 저장해 외부로 빼돌려 대부중개업체 관련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 중 일부가 대출중개업체 등의 실제 영업에 사용됨에 따라, 피해자들은 카드사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잇달아 소송을 냈다.

3선 국회의원 생활을 마치고 정치적 휴지기를 갖고 있던 당시 원 지사는 사건이 발생하자 후배 변호사들과 함께 ‘개인정보유출 국민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에 뛰어들었다. 그는 농협카드·KB국민카드에서 자신의 정보유출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원고 측을 대변하는 ‘선정당사자’로 지위를 바꿔 2014년 6월 제주도지사 당선 이후에도 줄곧 소송을 이끌었다.

당시 카드사별 소송에 참여한 원고 수는 ▲KB국민카드 2만3693명 ▲롯데카드 1만6404명 ▲농협카드 1만5105명 총 5만5202명이었다. 피해자들은 카드사에 1인당 100만원씩 총 552억200만원의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했다. 이후 소송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 피해자들은 소송을 취하했으나 농협카드 건은 1만여명이 남아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국민변호인단 측은 “원희룡 지사가 바쁜 일정 중에도 재판이 있는 날이면 휴가를 내면서까지 재판정에 출석해 직접 변론하는 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