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냄비 속의 개구리와 같다. 이대로 가면 한국경제는 침몰할 것이라는 점을 정치권이 인정하고, 이를 위한 대책수립에 합심해야 한다."
유재원 건국대학교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는 3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제20대 국회에 대해 이 같이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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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원 건국대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사진=유재원 교수> |
유 교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이 고갈돼가는 것이 근본적인 병인"이라며 "이를 되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장잠재력 고갈, 1% 성장, 청년 불안 등, 이런 것들을 인정하는 게 출발점"이라며 "용기 있게 얘기 안 하고 뭔가 잘 될 것처럼 호도하는 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고갈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길게 보면 1980년대 말까지 거슬로 올라가는데, 1980년대 말부터 성장률이 꺾였다는 것. 그것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구조조정하면서 웬만큼 보완이 될 거라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그런 거에 대해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가 돼야 할텐데) 19대에선 별 얘기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얘기해봤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일 수 있고, 당장 4~5년 내 생색내기도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이건 굉장히 긴 호흡을 갖고 봐야 되는 것인데, 그런 면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교수는 국회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와 긴 호흡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경제의 미래를 위해 합심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구조개혁은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최근 갑자기 들고 나온 게 조선·해운업 등 몇몇 특정 업종 구조조정에 불과한데, 좀 더 강도높고 광범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 때에도 4대개혁이라고 있었는데, 금융·노동·공공 등 요즘 추진하고 있는 4대개혁과 아이템이 거의 똑같다는 것.
유 교수는 "벌써 20년이 다 돼 가는데, (당시 구조조정을 두고)대대적이라고 했지만 적당히 타협한 게 아닌가 싶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엔 구조개혁이란 말도 안 나왔는데, 구조개혁이란 게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노동개혁 같은 거 하지 않고 당장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며 "파견법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막연하게 일자리를 나누자 같은 말만 하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 교수는 "적어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자"며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지양하고, 나라 전체를 위한 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그런 전통이 없어서 잘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공염불만 하다보면 우리경제는 무너질 것"이라며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을 꼭 마음 속에 새기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