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막막합니다. 이미 세팅(보좌진 구직)이 끝나서 갈 곳이 없어요. 기업의 대외협력팀을 알아보고 있습니다."(새누리당 의원실 A 비서관)
"이 바닥에서 6명의 의원을 모셨는데 이번 만큼은 갈 데가 없네요. 국민의당 지원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실 B 보좌관)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여당 보좌진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어 대량실업 사태가 현실화 되고 있다. 구직을 하는 보좌진들은 갈 곳이 없어 국민의당의 문을 두드리도 하고 피감기관들의 인맥을 이용해 기업이나 기관의 대외협력팀 쪽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22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500여명의 여당 보좌진들이 일자리를 구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에 얻은 의석수는 모두 122석. 19대(152석)보다 30석이나 줄어들었다. 국회의원 1인당 7명의 보좌직원과 인턴 2명 등 총 9명을 고려하면 270명 가량이 실업자 신세가 된 셈이다. 이외에도 현역의원이 아닌 원외후보 선거를 치른 보좌진들까지 합하면 약 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을 한 달 남긴 새누리당 당선자의 보좌진 자리는 이미 만석이다. 이 중에는 낙선한 의원들이 그동안 자신들을 위해 애써준 고마움에 구직을 도와주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의원들의 계파에 따라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신을 위해 일해준 보좌진들을 20대 총선에 넣어주 사례도 있었지만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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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번 총선에서 실패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격전지 대부분과 영남 지역의 보좌진들은 최근 밤낮으로 구직 활동에 여념이 없다. 특히 경기 지역의 한 보좌진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력서를 써보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그동안 인맥을 동원해 알아보고 있지만 자리가 없어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마저도 어려운 보좌진들은 '멘붕' 상태다.
더구나 비례대표 당선자 측 보좌진도 이미 세팅 완료 상태다. 또 다른 보좌진은 "한 비례대표에 전화해봤지만 이미 명단 발표가 난 날 다 정해졌다고 통보받았다"며 "다른 비례대표의 경우 모 기업에 오래 있었던 대외협력 쪽 사람을 보좌진으로 넣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기업의 문을 두드려보지만 과반 의석이 붕괴된 여당 보좌진의 '프리미엄'이 소멸되면서 이 또한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을 선호했던 기업의 대외협력팀의 자리도 현재로서는 찾기 어렵다는 것. 입법에 민감한 정부기관의 경우도 여당 보좌진들에 대한 선호도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야당 당선이 오히려 잘 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이 의석수를 크게 차지 할 때에는 오히려 여당에 대한 반감 때문에 법안 통과하기 어려웠지만 야당 지역 의원들이 나서면 오히려 법안통과가 쉬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 정부기관의 국장은 "최근 새누리당 쪽에서 입법을 담당했던 보좌진 출신들이 자리 문의가 많이 온다"며 "전화를 하는 입장에서 되레 전화를 받으니 당혹스럽다"라고 털어놨다.
또 새누리당 보좌진들 중에서는 화려한 경력과 스팩 모두 내려놨다는 전언도 흘러 나온다. 로스쿨 졸업자, 변호사, 연구원, 석사 졸업 등 화려한 스펙이 있어도 어렵다는 것이다. 또 경력이 10년이 된 보좌관들도 낮춰서 비서관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물리칠 수 없는 유혹 중 하나가 국민의당 보좌진 요청이다. 국민의당이 중도보수 노선을 주창하고 있어 법안이나 정책을 두고 일할 때 큰 갈등을 빚지 않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국민의당에는 새누리당 출신들이 이미 대거 이동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보다 새누리당 경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덜 할 것 같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실을 두드려보고 있지만, 이미 시기를 놓친 보좌진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쪽의 상황은 구직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확보하면서 자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 합류하지 못한 야당 의원의 보좌관은 "18대에서 19대로 넘어갈 때는 야당이 패배해 의원 수가 절반가량 줄어들면서 보좌진들도 일자리를 구하는 데 힘이 들었다"면서 "이번 총선에선 야당 의원 수가 더욱 늘어난 만큼 다른 의원실 자리를 알아보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당 보좌진협의회 차원에서 국회의원 당선자와 보좌진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보좌진의 채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초선 또는 국회 재입성 당선자 60여명과 800여명의 보좌진에게 안내 공문을 보내 두 그룹 사이의 연결다리가 돼 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