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경제가 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의 늪에 빠져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버블붕괴 직후인 1990년 이후와 비교하더라도 지금의 저물가는 전에 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저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에 없던 통화완화정책을 쏟아 부었음에도, 물가수준이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저물가-저성장 체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국내 저물가 지속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분기(10~12월)~2015년 3분기(7~9월) 기간에 소비자물가는 평균 0.6%를, 경제성장률은 평균 2.4%를 기록했다. 경기저점기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3.4%고 경제성장률이 평균 2.8%인 것을 고려해볼 때 매우 낮은 수치다.
보고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이제는 인플레이션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가계소득 기반이 약화됐다. 가계의 처분소득 증가율과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1990~1999년 연평균 3.0%였던 가계 처분소득 증가율이 2009~2014년에는 2.1%까지 떨어졌다.
가계 평균소비성향도 2010년 77.5% 이후 2014년 72.9%까지 하락했다. 이는 가계부채, 노동시장 이중구조, 자영업 환경 악화, 기업·가계간 소득불형 확대로 인한 소득기반 약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의 국내투자 감소도 국내 경제 수요를 감소시켰다. 더불어 기업의 수출 위주 성장도 저물가를 고착화 시킨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내수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가 적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둔화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인플레 구조의 공급 측면에서는 주로 대외적인 요인들이 꼽혔다. 글로벌 물가 동조화로 인한 물가 하락,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 등이 저물가의 원인이 됐다.
다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지만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생산성 둔화와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 가능성, 국제유가 하락과 원화절상에 따른 제조업 약화 우려가 있다"며 "정책당국은 완화적 금융정책, 해외투자 활성화 등으로 구조적 성장둔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