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여의도 증권가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검찰이 한미약품과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이진동 부장검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한미약품과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아 대규모 수익을 올린 운용사가 있는지에 조사하기 위해 해당 펀드 매니저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정밀 분석 중인 상태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검찰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 한미약품을 보유하고 있던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전일 10여곳 가량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CJ E&M 사건때도 한번 회오리가 일었는데 이번에도 검찰이 대대적으로 조사에 나선 것 같아 분위기가 살벌하다"면서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에는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더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이전에 벌어진 일이다보니 혐의선상에 걸리는 곳이 어느 정도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건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정부의 거듭된 제재 의지를 밝힌 이후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처벌에 대한 수위나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B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가조작에 대한 엄단을 지시한 이후 CJ E&M 사태 당시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못했던 만큼 이번 건은 이전보다 조사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질서교란행위에 대한 규정이 7월부터 시행됐지만 검찰이 의지를 갖고 엄단하겠다는 기조를 갖고만 한다면 소급 적용하는 등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한미약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3월 첫 국무회의 당시 주가조작에 대한 엄단을 지시한 바 있으며 이후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조사단을 설립해 증시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일 압수수색 대상 자산운용사를 잘못 발표하는 등 검찰이 벌인 실수는 업계로서 더없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사실을 발표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한국밸류자산운용으로 잘못 발표하면서 여의도 일대를 혼란에 몰아넣었다.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다수의 기자들이 한국밸류자산운용 사무실로 몰려가는 등 한차례 소동이 있었으나 이는 검찰 측이 사명을 혼돈해 벌어진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판명났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느닷없는 압수수색 소식에 사태 진압에 나서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도 검찰도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다보니 조사 과정부터 이슈가 크게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운용사의 이름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당시 한미약품을 보유하고 있던 자산운용사 전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해당사들이 마치 혐의가 확정된 듯 발표가 나오면서 금융회사로서 신뢰도 등에 타격이 미칠지 우려스럽다"며 "큰 사안인 만큼 조사 과정이 좀 더 신중하게 이뤄졌으면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 3월 미국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7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계약 소식이 발표되기 전에 주가가 7거래일간 70% 수준의 급등을 보이면서 당국은 미공개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 조사에 착수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