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중앙은행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으며, 이는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실현가능합니다.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습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취임사(2014년 4월1일)
“신뢰가 존립기반이고 중앙은행에 있어서의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시장과 원활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지난 두 달 동안에 느낀 것은 소통이 생각했던 것보다 좀 어렵다. (중략) 소통과 관련해서는 정말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출입기자단 만찬간담회(2014년 6월13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의 내용, 기술방식 등을 꾸준히 개선하여 정책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과 정책 시그널링을 강화하겠다” - 201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2014년 12월24일)
“대내외 여건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경기판단과 경제전망의 정확성을 높이고 경제주체들에게 일관성 있는 정책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은 창립 65주년 기념사(2015년 6월12일)
[뉴스핌=김남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 이래 신뢰와 소통을 강조해왔다. 아울러 이를 위한 수단중 하나로 통화정책방향(통방)을 꾸준히 개선해 정책 시그널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반면 이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가 보인 최근 행보는 이와는 정반대다. 통방 문구가 사실상 조변석개식으로 바뀌면서 방향성이 실종된데다 그에 대한 해석도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아서다. ‘정책 시그널링 강화’에 대한 의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 ‘GDP갭’ 대체한 ‘성장경로’..시그널링이 없다
지난 15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통방 문구에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최근 ‘증대’와 ‘높은’을 오간 것과 관련해 “차이를 잘 못 느끼고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국내경제 ‘성장경로’에 대한 판단의 경우 통방에서 국내총생산갭(GDP갭) 문구가 삭제된 지난 6월부터 우리경제 판단의 핵심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성장경로라는 문구가 처음 등장하고 GDP갭과 병기됐던 지난 3월 통방을 보면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4월과 5월 통방문에서 사라졌던 ‘성장경로’ 문구는 6월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시 등장한다. 이 때도 금리인하가 있었다.
7월과 8월엔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고, 9월엔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높은 것’에서 ‘증대된 것’으로 변경됐다. 그러던 것이 10월 통방에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7·8월 문구로 되돌아 간 것이다.
GDP갭은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2년 7월 통방문구에 등장하면서 당시 금리인하의 근거가 됐다. 이후 지난 5월까지 2년11개월간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시그널이 돼 왔다. GDP갭 문구 앞뒤로 ‘마이너스’, ‘상당기간’ 등의 문구가 어떻게 배치되느냐에 따라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짚기에 충분했었다.
올 6월 GDP갭 문구 삭제에 대해 한은은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내년까지도 마이너스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가망이 없는 문구를 사실상 폐기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문제는 GDP갭이 성장경로로 문구가 바뀐게 아닌 성장경로를 둘러싼 정책 시그널링이 없다는 점이다. ‘하회할 것’, ‘하방위험이 커진 것’이란 설명으로 금리인하가 있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높은 것’, ‘불확실성이 증대된 것’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분명히 했어야 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