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애플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자이지만 동시에 반도체 시장에서의 핵심 고객이기도 하다.
PC에 이어 모바일 수요도 정점에 다다름에 따라 내년 메모리 쪽의 역성장 가능성에 업계의 전망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등장할 때까지 메모리 시장 전체의 침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8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최근 한달새 20% 넘게 폭락했다. 중국 금융시장이 최근 휘청하면서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서 문제 없다"라는 취지로 작성한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주가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내년 그리고 내후년 애플의 실적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 달 전과 크게 달라졌다.

문제는 애플의 부진 그리고 전세계 스마트폰 사업의 침체가 우리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를 나눠가지며 승승장구했다.
애플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아이폰6 특수에 힘입어 모바일 D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지난 2분기 23.9%(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 발표)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역시 모바일 D램 시장에서 57.6%의 점유율로 확고부동한 1위를 지키는 한편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6S의 AP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도맡으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애플만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 중국을 필두로 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다다르면서 PC가 그랬던 것처럼 모바일 쪽 D램 수요도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중국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크게 확대되면서 중국 소비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국면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라 아이폰6S가 아니라 아이폰 할아버지가 나와도 힘들다"며 "올해는 LPDDR4라는 신제품 효과가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특별히 나올게 없고 기존 제품의 가격 하락만 남았다"고 말했다.
D램 시장의 주기적인 불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2002년 이후 급성장하던 D램 시장은 2007년 공급 과잉과 함께 치킨게임을 시작했고 여기에 더해 2008년 금융위기까지 발발하면서 2009년까지 고난의 시기를 경험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3강 구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다시 성장세에 진입했지만 2011년과 2012년 역성장했으며 다시 내년에도 수요 둔화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물론 삼성과 SK 모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256Gb(기가비트) 3차원(3D) V낸드양산에 성공했고 10나노 핀펫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 3분기 내로 36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TLC 기반 48단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의 주력 사업인 D램 시장의 침체가 예견되는데다가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의 진출이라는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230억달러에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P 박준홍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어떤식으로든 반도체 산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재무적인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모바일 D램에서 중국이 경쟁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확보할 경우 산업의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시장에서는 서버용과 모바일용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낸드플래시 역시 모바일용과 SSD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