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부실 은폐 의혹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6일 이후 지금까지 금호산업 매각가 논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논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회의가 의미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호산업 실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은 지난 15일 채권단에게 금호산업 기업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전달,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은 15일과 16일에 걸쳐 두 차례 매각가 산정 논의를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의견 차이로 인해 두 차례 모두 무산된 채 향후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채권단은 이달 중 매각가격을 정해 다음 달 박 회장과 협상을 시작, 오는 9월 최종적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게 된다.
채권단의 매각가격 산정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미래에셋 등 일부 채권단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어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자자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펀드라 우리와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우리보다는 더 많이 원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과거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였던 미래에셋은 2010년 금호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때 주당 6만원에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즉, 실사 결과치 3만1000원의 약 두 배를 받아야 적어도 손해는 안 보는 상황이다.
이에 미래에셋은 운용사로서 투자 원금 이하로는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의 마지노선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38%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실 은폐 논란을 빚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도 매각가격 산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은폐 의혹에 대해 산업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산업 매각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은행은 부랴부랴 복수의 외부기관에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의뢰했다. 그러는 사이 부실 은폐 의혹에 따른 최근 주가 급락으로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31.47%) 가치는 수천억원이 날라갔다.
다만, 산업은행 관계자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다른 사안으로 인해 (매각가 산정이)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 채권단과는 달리 박삼구 회장은 여전히 금호산업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예전부터 도와주는 이들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여온 박 회장은 지난 1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계열사 임원 156명이 참석한 '2015년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에서 "채권단과 잘 협의해 금호산업 인수를 조속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며 다시금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 측은 실사 가격에 대해서도 "2만원 수준의 현 주가를 감안하면, 주당 3만1000원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금호산업 매각가와 관련해 동부익스프레스 입찰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객·운송이라는 유사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건설, 항공까지 거느린 금호산업이 동부익스프레스보다는 몸값이 높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는 7000억~8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혀 상관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현재로선 금호산업 매각과 관련해 동부익스프레스를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