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을 퇴직했는데도 참석해야 할 모임이 많아 더 바쁘네요. 근무했던 지점부터, 전 행장님들이 주도하는 경영인 친목모임까지….”
3년 전 우리은행을 떠난 모 부행장이 우리은행 친목모임이 은행권에서 가장 활성화됐다며 전한 바쁜 일과들이다.
우리은행의 친목모임은 역대 행장들이 주도해서 하나씩 만들어온 전통이 있다. 행장재직 시 함께 일했던 임원들을 주축으로 하거나, 별도로 은행장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인다.
2000년 초반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현 금융투자협회장)은 함께 일한 임원들과 친목모임인 ‘솔개회’를 만들었다. 자신의 경영철학인 솔개론을 반영한 것인데, 지금도 1년 한 번쯤은 만나 친목을 다진다.
이후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은 ‘포스회’를 만들었다. 힘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포스(force)와 당시 우리은행의 4가지(fourth) 경영목표를 빗대서 이름을 지었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은 의산(義山)이라는 자신의 아호를 따 '의산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만든 우연촌(우리금융을 인연으로 모인 촌놈들)이라는 모임이 있다.
친목모임의 운영상 특징은 퇴직 후에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자, 현직에 있을 때 1000만원을 미리 걷는다. 그러면 퇴직 후 모여도 회비 낼 걱정 없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전직 행장들은 1년에 한 번쯤은 모여, 친분을 살리고 우리은행을 알리는 행사를 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29일에는 이순우 당시 행장과 김진만, 이덕훈, 황영기, 이종휘 전 행장이 우리은행 본점에서 루게릭병 환자 치료를 돕기 위한 얼음물 세례를 받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행사를 가졌다.
특이한 점은 황영기, 박해춘 전 행장은 각각 삼성증권과 LG카드 출신인데도, 퇴임 후에 우리은행 임원들과 친목모임을 자주 갖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퇴임 이후에도 다른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전 KB금융지주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등이 현직에 있다.
우리은행 전 임원은 “우리은행은 과거 상업, 한일은행이 합병했지만 1대1의 대등합병이어서 출신 은행 별로 차별받는 식의 갈등관계가 없고 오히려 선후배 간에 인간적인 돈독함을 강조한다”면서 “과거 행장들이 경영권 다툼한 일도 없고 후배 기수가 CEO가 되면 선배 기수는 자회사 CEO로 물러나는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되며 친목이 자연스레 강화됐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 등은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사태로 전·현직 경영진 간에 긴장관계가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