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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간신’ 주지훈 “고난도 게임을 한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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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소재는 연산군 11년, 장악원 제조로 있던 임숭재 부자가 조선 팔도 미녀를 색출한 사건 채홍. 역할은 천고에 으뜸가는 간흉 임숭재. 

아무리 생각해도 망설임이 따르는 선택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에게는 내용과 역할이 중요하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무슨 내용인지, 무슨 캐릭터인지 모른 채 출연을 확정했다. 그리고 그렇게 군말 없이 몽타주 컷을 포함한 총 128신(완성된 영화는 128신이 되지 않는다)을 찍었다. 

이유는 하나다. 민규동. 스크린 데뷔작 ‘서양골동양과점 앤티크’를 함께한 민 감독의 “다음 작품은 나랑 하자”는 제안에 “알았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 감독이 준비하던 다음 작품이 바로 ‘간신’이었을 뿐. 역사 속 임숭재는 그렇게 필연적으로, 또 조금은 싱겁게(?) 주지훈(33)에 의해 스크린에서 재탄생됐다.

배우 주지훈과 민규동 감독이 함께한 두 번째 영화 ‘간신’(제작 수필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이 21일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과 요부의 권력 다툼을 그린 작품이다.

“사실 이렇게 출연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역시나 민 감독님은 꼼꼼하고 섬세하더라고요. 물론 ‘앤티크’ 때도 그랬는데 제가 그 기억을 다 잊었나 봐요.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야(웃음). 어쨌든 오랜만에 난이도 높은 게임을 한 기분이었어요. 선택에 책임은 져야 하니까 감독님이 시키면 그냥 다했거든요. 물론 선택한 후에 보긴 했지만, 시나리오는 무척 재밌었죠.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아무것도 모르고 출연했는데 어쩌다 보니 검술에 소리는 물론, 단희 역의 임지연과 수위 높은 베드신까지 소화했다.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는 미소 띤 얼굴로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간 민 감독과 함께한 시간에서 오는 편안함, 그리고 감독과 배우로서 쌓인 신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두터운 모양이다.

“베드신은 리딩 중반까지도 없었어요. 근데 뭐 해야지 어떡해요(웃음). 물론 영화적 장치로도 필요했고요. 감독님이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서 그림처럼 관능적으로 보여줄 거라기에 알았다고 했죠. 정확히 크랭크인 두 달 후에 찍었는데 열심히 몸도 만들었어요. 문경에서 촬영 끝나고 서울 오면 밤 11시, 그때 운동하러 가는 거죠. 근데 알고 보니 몸을 훑는 정도로 쓰실 작정이셨어요. 죽어라 고생했는데 보이질 않아 허탈했죠(웃음).”

투덜대면서도 민 감독의 요구를 순순히(?) 따른 그를 보고 있자니 좀 의외였다. 솔직히 그간 공식 석상 혹은 인터뷰 자리에서 만나온 주지훈은 매 순간 솔직한 화법을 구사하는 꾸밈없는 스타일이었다. 입바른 말은 못하는, 싫으면 “싫다”고 해야 하는 성향이랄까. 말하자면 영화 속 임숭재와 달리 간언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맞아요. 실제 전 굉장히 직설적이에요. 촬영장에서도 할 말 다하죠. 근데 중요한 건 할 말 다하고 시키는 대로 또 한다는 거예요. 잘리면 안되잖아요(웃음). 세상이 다 그런 거죠. 게다가 제가 또 워낙 싸움을 싫어하거든요.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 왜 부딪혀요. 평온하게 살아야지. 한 발 뒤로 물러서도 화합이 좋아요. 연애할 때도 이러냐고요? 그건 다르죠.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요. 근데 절 낳아준 엄마와도 싸우는데 연인하고 안 싸우겠어요.”

언제나처럼 그는 연인 가인(주지훈은 지난해 5월부터 가수 가인과 공개 열애 중이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여유 넘치면서도 능청스럽게 피해갔다. 물론 가인뿐 아니라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다른 질문에도 그는 노련했다. 예를 들면, 연이은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감 같은. 물론 스스로 선택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배우로서 소신이 있기에 비관적이지도 않다.

“흥행이 되지 않으면 안타깝겠죠. 더군다나 제가 만든 게 너무 재밌고 관계자들의 평도 좋으면 더 그렇고요. 근데 그거랑 흥행은 확실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중이 영화인처럼 영화를 볼 이유는 없죠. 강요해서도 안 되고요. 다만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게 직업인데 흥행이 안 되면 소통을 못한 기분이 드니까 슬픈 거죠. 이번에는 제대로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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