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1년째 덩치 2억원 그쳐…오는 26일 펀드 해지일
[뉴스핌=이에라 기자] 동부자산운용이 판매 부진으로 전략적 육성상품이던 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결국 해지키로 결정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지난주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H)'의 해지결정에 대해 판매사에 일괄 통보했다.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H)'는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설정액이 2억원 수준이다. 이는 국내 판매 중인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가운데 가장 적다.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92조(투자신탁의 해지) 및 동법 시행령 제223조에 의거, 설정 후 1년이 경과된 펀드의 원본액이 한달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소규모펀드로 분류된다. 이럴 경우 금융위원회의 승인 없이 펀드 해지가 가능하다.
지난해 4월말 설정된 이 펀드는 등장 초만해도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미 국내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동부운용이 유럽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운용사 밸뷰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전세계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초 생각만큼 자금이 몰리지 않아 흥행을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당시 판매사로 동부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을 내세웠지만 자금이 1억원 들어오는 데만 한달 이상이 소요됐다.
업계에서는 당시 부정적이던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에서 바이오주 고평가 논란이 일어나며 국내 바이오주 투자 심리도 주춤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형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새로 개발한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에 대한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형성, 미 의회가 원가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이에 미국 바이오주가 급락세를 연출했다.

여기에 기존 판매 중이던 경쟁사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대비 차별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자'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7.47%였지만, '프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자','한화글로벌헬스케어펀드'는 각각 46.77%, 28.78%의 성과를 거뒀다.
연초 이후로도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자'펀드는 4.81%의 성과로 글로벌 헬스케어펀드 가운데 가장 뒤쳐졌다.
동부운용은 내심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펀드 대표 운용사로 서겠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부운용 관계자는 "위탁운용으로 글로벌 헬스케어펀드에 대한 노하우를 배운 뒤, 향후 국내외 바이오주를 혼합해 펀드를 만들어보겠다는 계획도 하긴했다"면서도 "운용 규모가 너무 적어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의 상환대금은 오는 26일 확정되고, 해지일은 27일이다. 펀드 환매를 신청하려는 투자자는 13일 오후 5시 이전까지 해야 한다. 14일 이후로는 일괄적으로 환매 신청이 된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