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서울시가 강남 재건축 때문에 촉발될 전세난에 대비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왜 ‘특별’ 대책인지 잘 모르겠다. 또 이주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반영하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최근 2~3년간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전월세난이다. 특히 서울에서 전셋집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기준금리 1%대 저금리 시대에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해 전셋집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단지들이 비슷한 시기에 사업 승인을 받았다. 이들 단지 주민들이 동시에 이주하는 과정에서 전세난은 더 심해졌다. 서울시가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시가 내놓은 주요 대책 가운데 '인접 자치구 및 경기도 주택 정보 제공'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면 어디로 이사갈 수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몰라서 발만 구르는 이주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홈페이지에 주택공급 정보를 상시 제공하는 바로가기 버튼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바로 가봤다.
강남·강동·관악·광진구 등에서 올 상반기 내 준공되는 다가구·다세대 주택리스트가 정리된 엑셀 파일이 떴다. 주소, 공급량, 착공·준공일자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는 그 뿐. 수요자가 가장 궁금하게 여길 주택가격과 매물 정보는 없었다. 물어볼 수 있는 전화번호도 없다.
또 시는 강남4구와 인접한 경기도 하남·성남·용인·구리시의 올해 주택공급 물량을 설명했다. 서울에서 집을 못 구하면 경기도로의 이주도 고려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민들의 이사 동향을 전혀 파악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말이 없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강남 재건축 이주민들의 이주경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 주민은 주로 같은 구나 인접 구를 중심으로 이동했다. 강남4구 이주민들은 자녀 교육·출퇴근 문제 등으로 어떻게든 지금까지 살던 강남권으로 이사하고 싶은데 시는 경기도를 소개한 것이다.
기자설명회에서도 자녀 학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교육청과 협의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주민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성남시, 구리시로 옮길 수 있는 일도 아닐텐데 교육청과 무엇을 협의할 지 의문이다. 더욱이 이미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이주가 끝나기 전에 조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황 파악을 위한 통계자료의 ‘업데이트’도 아쉽다.
시는 주요단지 이주 현황을 설명하며 강동고덕2단지와 삼익그린1차단지가 각각 5%, 9% 이주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하지만 각 조합에 확인 결과 3월 말까지 고덕2단지는 30%, 삼익그린1차는 25% 정도 이주했다. 가구수로는 총 1250가구 정도 차이난다.
왜 이렇게 수치 차이가 크냐는 질문에 서울시 관계자는 “2월말 통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료를 취합하는 각 재건축 조합과 해당 자치구인 강동구청 담당자는 3월말 통계를 알고 있었다. 서울시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시는 이제 막 강남4구 재건축발 전세난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서울시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관련 부서 TF(태스크포스) 회의를 하는데 아직 3월말 통계를 쓰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강남4구 재건축 단지에서는 아파트 한 동에서만 하루에 몇 집씩 이사를 가고 있다. 장기적인 근본대책이라면 모를까 4월에 대책을 발표하며 2월말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 것은 늦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데 있다”고 답했다. 세입자들이 정보를 몰라서 지금 강남4구 전세난이 심해졌는지 의문이다. 정보를 제공하려면 찾아본 이유를 명쾌히 해소할 수 있는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