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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의 서사곡 ‘코카서의 백묵원’, 창극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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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과 정의신이 뭉쳤다…창극 ‘코카서의 백묵원’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오는 3월21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국립극장]
[뉴스핌=장윤원 기자] 국립창극단이 오는 3월 21일부터 28일까지 신작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한·일 양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 극작가 브레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The Caucassian Chalk Circle)’으로 처음 창극 연출에 도전한다.

정의신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낸 스타 연출가다. 그는 절망의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배꼽을 쥐면서도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드는 휴머니즘에 강점을 지닌 연출가로 정평이 나 있다. 정의신과 국립창극단의 만남이 주목된다. 

브레히트의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그리는 작품이다. ‘백묵의 원’ 또는 ‘하얀 동그라미’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연극화되긴 했지만, 창극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의신은 특히 아이를 버린 생모와 그 아이를 거둬 정성껏 키운 양모의 다툼을 배우들의 가슴 절절한 소리 대결로 그려내며, 이 시대 현대인에게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번 작품에서 정의신은 원작의 등장인물을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창극의 전통적인 도창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원작에 등장하는 가수의 역할을 재판관 아츠닥에게 부여했다. 아츠닥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며 객석과 한층 더 밀접해지는 동시에 극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원작에서는 남자로 묘사되는 이 역을 국립창극단의 대표 여배우 유수정·서정금이 맡은 점도 흥미롭다. 하녀 그루셰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경비병 시몬과의 사랑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여성으로 재탄생한다. 그루셰 역의 조유아, 시몬 역의 최용석은 창극단과 함께한 지 1년도 채 안 된 인턴단원인데, 주역에 파격적으로 발탁돼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영주役 허종열, 나텔라役 김미진, 하녀 그루셰役 조유아, 시몬役 최용석[사진=국립극장]
무대디자인은 ‘단테의 신곡’ 등에 참여한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원작의 배경이 되는 그루지아(지금의 조지아)에서 최근까지 군사 분쟁이 일어난 사실에 착안, 현대의 전쟁 폐허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창조했다. 

작창과 작곡은 김성국 작곡가가 맡았다. 그는 전통 소리를 중심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되, 오케스트라 편성과 편곡 등은 극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꾀한다. 즉, 소리는 정통을 지키고 반주는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창극 배우의 성음 자체가 가지는 힘을 돋보이게 한다는 구상이다. 

국립창극단은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을 시작으로, 그리스 비극을 원작으로 한 ‘메디아’, 소설에 기반을 둔 ‘서편제’ 등 동시대성이 강한 다채로운 소재를 다루며 창극의 지평을 넓혀 오고 있다. 창극으로 재탄생하는 브레히트의 ‘코카서의 백묵원’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서 오는 3월21부터 1주일 간 만나볼 수 있다. 8세 이상 관람가, 2만~7만 원.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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