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서울 외환시장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보유중인 달러화를 매도해야 하는 수출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음 주 설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 후반 네고(달러 매도)물량이 몰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12일 달러/원 환율이 1110원선까지 단숨에 상향 돌파하자 이번 달초까지 이월된 네고 물량을 꾸준히 내놨던 업체들은 또다시 고민에 빠진 것이다.
A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안팎으로 재료가 복잡한데, 그렇다고 달러/원 환율에 뚜렷한 모멘텀이 무엇인지 꼽기에도 어려웠다"며 "환율자체도 방향성 없이 튀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물량을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일단 현재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달러/원 환율은 대외 이슈가 혼재한 가운데 방향성 없이 상하단 모두 견조해졌다. 하방경직성이 강화되는 동시에 상단은 네고 물량으로 막히는 분위기가 이어진 것이다.
그러던 환율은 그간 고점으로 인식됐던 1100원선을 한 번에 뚫고 올라갔다. 이날 환율은 네고 물량이 유입돼 11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1110.70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매도에 더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더불어 환율 하락시 추격매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경계심이 만연한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월초·월말에 달러화 매도물량을 상당부분 내놓아 여유가 있는데다, 시장이 전날 10원빠지고 다음 날 10원 오르는 형국이라 불안하다보니 기업들이 쫓기듯이 조급하게 움직이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추격매도 등으로 급하게 환율을 따라가기보다는 느긋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D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추가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1월말만 보더라도 네고 물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저항도 약했다"며 "타이밍을 보면서 속도 조절 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네고 물량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분산 유입되고 있어 환시에 영향력이 기대만큼 지배적이지 않았으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낌새를 보이는데다 움직임 자체도 둔화된 상태"라며 "네고 영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휴 전 자금수요가 필요하기도 하고 휴가를 떠나는 참여자들이 많아 이번 주 네고 물량이 상당수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환율 상승세를 감안, 추가적인 네고 물량 출회 시기가 다소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상당수다.
E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물량이 많이 나오더라도 한 하우스에서 대거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요즘같은 분위기라면 이번 주 네고 출회는 기대만큼 나오기도 어려워 보이고, 경계감만 키워 장의 피로도만 높이는 재료가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통 네고 물량은 월말에 집중 출회되는 편인데 2월에는 이월 물량이 꾸준하게 나왔다"며 " 현재 환율이 1100원을 훨씬 상회하는 분위기라 업체 쪽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에 네고 물량 출회를 지연시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