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11월 오너지 지분 매입 두드러져
[편집자] 이 기사는 1월28일 오후 4시56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고종민 기자] 농심홀딩스가 계열사 농심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알짜 자회사 태경농산 배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79년 11월에 설립된 태경농산은 농심 라면의 분말스프·건더기 스프, 농심 과자의 스낵 시즈닝(소금·후추 등 양념) 등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의 주문량을 몰아 받아 전체 실적의 95%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과 2014년 들어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유명해진 너구리·짜파게티(짜빠구리) 등의 인기 효과가 안정적인 성장의 원동력이다.
아울러 지난해 농심 오너가 3세들의 지분 매입에 따른 지배구조 이슈도 불거지면서 농심홀딩스의 주가는 2012년 이후로 2배 가량 상승했다.

27일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연결재무 대상 목록 핵심에 태경농산을 두고 있다. 핵심 자회사는 라면 등 식품생산·판매 업체인 농심과 율촌화학이지만 이들은 회계 연결 대상에서 빠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홀딩스가 환율과 외부 변수에 민감한 농심과 율촌화학을 제외하고 태경농산만 연결 재무제표를 적용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룹차원에서 어느정도 실적을 보장해주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농심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95%인 만큼 농심의 영업실적· 원재료 가격의 변동 및 제품 구성의 변화 등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며 "농심은 매년 납품 가격 조정을 통해 태경농산의 적정 마진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심홀딩스 각 분기별 매출액의 대부분은 100% 자회사인 태경농산 매출을 반영했다. 농심홀딩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856억5035만원이며, 태경농산은 1781억1572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각각 336억6745만원, 69억4662억원으로 집계 됐다.
한편에선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감몰아주기라는 눈총을 주기도 하지만 농심그룹 입장에선 안정적인 납품을 위한 선택이다.
또 농심홀딩스는 태경농산의 수익 대부분을 배당받는다. 실제 태경농산은 지난 2013년 9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같은 해 순이익의 63% 가량인 62억원을 배당했다. 단순히 지분법이익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상당수 현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
일각에선 이 같은 정황을 두고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오너가 3세들은 최근 1년여 동안 십시일반으로 농심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농심홀딩스의 기업가치 증대와 더불어 62.75%에 달하는 오너 지분에 배당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증가율만 보면 큰 규모로 보이진 않으나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기관의 보유 지분율이 99.3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하지 못 할 매입 규모다.
한편,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심과 율촌화학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들어 연결대상에서 제외했다. K-IFRS에서는 지분율 50%를 초과해야 종속회사로 연결대상에 포함시키고 20~50% 자회사는 실질지배력 기준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농심의 사업 리스크로 오너 회사이자 모회사인 농심홀딩스에 타격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농심홀딩스와 농심이 연결 대상으로 묶을 경우, 농심의 가격 담합 과징금 이슈가 농심홀딩스의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심은 그동안 한국·미국 등에서 라면 등 제품 담합 과징금 이슈에 휩싸여 왔다.
결국 농심과 율촌화학의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농심홀딩스는 지분법 이익 감소 정도만 반영된다. 나아가 태경농산의 안정적인 실적이 농심홀딩스의 실적을 지탱한다는 의미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