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통제력 상실, 엔화 환율 무질서한 급등락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년 외환시장의 급등락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엔화의 불안정한 움직임이 리스크를 크게 고조시킬 것이라는 경고다.
일본 조기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엔화의 변동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달러화 강세 및 엔화의 급등락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처:뉴시스] |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포함해 내년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불안정이 가장 커다란 위협이라는 지적이다. 또 환시 관련 리스크를 투자자들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HSBC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엔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을 HSBC는 권고했다. 정책자들이 과격한 통화정책을 동원해 엔화 평가절하를 이끌어냈지만 내년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 일본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의 안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일본을 필두로 글로벌 주요국의 환율이 널뛰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말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단행된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3분의 1 이상 떨어진 상태다.
지금까지는 엔화 평가절하가 시장 전문가의 예상 범위 내에서 질서 있게 이뤄졌지만 총선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천문학적인 양적완화(QE)를 단행한 일본은행(BOJ)이 이후 상황 수습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블룸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엔화 가치를 앞으로 추가 부양책 시행 가능성 여부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며 “BOJ가 엔화 환율의 적정 수준과 등락 폭을 유지하지 못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정부의 세수 이전 역시 엔화 환율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HSBC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아베노믹스가 기대를 충족시키는 효과를 창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에도 엔화는 내림세를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엔화가 무질서한 등락을 연출할 경우 이른바 환율 전쟁에 가세한 국가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HSBC는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이번 주말 총선을 앞두고 엔화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화는 이주 초 3% 뛴 이후 최근 이틀 사이 1% 이상 하락했다.
모간 스탠리의 이안 스태너드 외환 전략가는 “엔화를 둘러싸고 극단적인 포지션이 설정되고 있다”며 “엔화 뿐 아니라 유로화와 달러화 역시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