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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이충주 "뮤지컬 '셜록홈즈',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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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에릭으로 무대 선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행복이에요. 어떻게 이런 역할을 제가 할 수 있게 된 건가 싶어요.”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서 에릭 앤더슨과 아담 앤더슨 쌍둥이 형제를 연기하는 배우 이충주(30)의 말이다. 이충주는 극 중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에릭과 아담 쌍둥이로 분해, 한 작품 안에서 부드러운 매력과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힘든 것 보단 재미있는 게 훨씬 커요. 그런데 사람들의 포커스가 너무 1인2역에 치중된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1인2역 문제를 떠나서, 역할 자체가 무척 매력적이거든요. ‘과연 내가 앞으로 이렇게 멋있는 역할을 또 맡을 수 있을까’ 생각될 만큼. 무척 영광이죠. 스스로도 잘 하고 싶었고 욕심나는 캐릭터라 지금까지 했던 다른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준비했어요. 잘 한단 말을 듣고 싶고, 이 역할을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제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처럼 느껴져요.”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은 셜록 홈즈와 제인 왓슨이 앤더슨 가문과 인연이 있는 한 여자의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내용의 미스터리 추리물이다. 극 중 아담 앤더슨은 앤더슨 가문의 장자이자 가문의 후계자로, 모든 걸 가졌지만 오만하고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다. 형에게 후계자 자리를 비롯한 모든 것을 빼앗긴 쌍둥이 동생 에릭 앤더슨은 다르다. 성품부터 온화한 에릭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할 만큼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보인다.
 
“아담과 에릭, 둘 다 솔직히 이해는 안 되요. 하지만 공감이 가는 인물을 굳이 하나 꼽자면 에릭의 손을 들고 싶어요. 저도 에릭처럼 평소 화를 잘 안내는 성격이거든요. 근데 그런 건 있어요. 아담은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다 보니, 그 아담을 연기를 하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더라고요(웃음). 아담의 어떤 모습은 제가 한번도 안 해봤던 행동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삼촌에게 막말을 하거나 약혼녀 앞에서 당당하게 바람을 피우는 행동만 봐도 흔히 만나볼 수 없는 캐릭터잖아요.” 
 
이충주는 ‘셜록홈즈’ 무대에서 같은 인물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완벽하게 아담과 에릭으로 변신해 극과 극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충주가 극 중 제인 왓슨과 함께 만들어내는 ‘진실게임’ 장면은 이충주의 무서운 재능이 폭발하는 장면이다. 같은 시간, 한 무대에서 상반된 두 얼굴을 오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넋을 빼놓는다. 이렇게 소화해 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그를 지금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건방졌는데(웃음) 처음 연출님을 뵀을 때, ‘최고의 에릭이 되는 게 목표다’라고 말해버렸어요. 그냥 웃으시더라고요. 이후 연습하는 걸 보신 연출님이 절 조용히 불러내 ‘될 것 같다’고 말해주셨어요. 그 말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아요. ‘네가 만들고 싶은 에릭, 내가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라고. 그렇지만 최고란 말이 트리플 중 제일 잘 한다는 소릴 듣고 싶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설득력 있는 에릭, ‘지금까지 못 보던 에릭’이라 느껴지는 에릭이 되고 싶다는 거죠.” 


지금 이 작품과 캐릭터를 만난 것이 자신의 ‘터닝포인트’라 언급한 이충주의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 캐릭터는 내 것’이란 애착, ‘내게 있어 운명적인 캐릭터’란 생각이 그가 ‘셜록홈즈’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이전까지는 수동적으로 작품과 캐릭터를 대했다는 이충주가 지금과 같은 확고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은 파격적인 변화였다. 
 
“전작인 ‘디셈버’나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는 저는 막내 포지션이었거든요. 의사 결정권은 없었죠. 연습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도 지금과 비교해 현저히 적었고, 그냥 선배님들이 연습하는 걸 지켜보고 카피하거나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니 한번 할 때 확 모든 걸 보여줘야 했죠. 제 생각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렸기 때문에 당연한 거였어요. ‘이렇게 해’라는 말을 듣는 입장이었고, 그래도 잘 못하는 게 많았어요. 배우관이나 캐릭터관이 전혀 정립이 안되어 있었죠. 그러다 ‘셜록홈즈’에선 연출님께서 일대일로 에릭 캐릭터만 두고 어마어마하게 제게 투자해 주신 거예요. 제가 만든 캐릭터를 연출부에서 인정해주셨고요. 셜록 때가 처음이에요(웃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터닝포인트’라고 하고 싶은 이유는 그래서예요.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는 저의 자세가 달라졌거든요. ‘이 캐릭터는 내 것이고,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이다’란 생각을 갖게 됐어요.”
 
때문에 이충주에게는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이란 작품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는 “대중의 관심을 얼마나 받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고민과 결정이 온전히 담긴 캐릭터로 처음 올랐던 무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관객 앞에 섰다. 
 
“예상 외로 좋아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말로는 표현 안 했지만 내심 불안했거든요(웃음). 배우란 평가 받는 직업인 만큼 주위의 평가도 신경 쓰이잖아요. 물론 제가 싫은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로 흐르더라고요. 착각인진 모르겠는데(웃음) 정말 감사하죠. 제가 준비한 것을 보신 관객들이 환호와 감동을 돌려주시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예전엔 주위의 말에 흔들렸다면, 지금은 저의 주관이 공고히 있으니 더 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말 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에 참 많이 감사해요.”


지난 여름 ‘브로드웨이 42번가’로 현란한 탭댄스를 선보이던 이충주는 곧바로 ‘더 데빌’의 미스터리한 X 역으로 변신했다. ‘더 데빌’ 공연 후반부에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지방 순회 공연을 동시에 소화해야 했고, 그 와중에 ‘셜록홈즈’의 연습에도 참여했다. 지금 이충주는 지난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셜록홈즈’에 집중하고 있다. 
 
“그 세 작품을 연달아 할 때는 하루도 못 쉬었어요. 그러다 보니 쉬는 게 어색해지더라고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한숨 돌렸죠.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겠지만 되도록 겹치도록 안하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웃음). 일이 많다는 건 배우로서 축복이 분명하지만, 하나에 올인하고 쏟아 붓고 싶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게, 내 모든 걸 하나에 다 바치고 싶단 생각이요.”
 
“지금까지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 다해야 하는 위치였어요. ‘셜록홈즈’의 에릭을 연기하면서 많이 와 닿았던 건 이거예요. ‘배우가 무슨 역할을 해도 잘한단 이야기를 듣는 게 영리한 걸까. 아니면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을 맡아 믿음이 가게 잘 해내는 게 좋은 걸까’. 개인적으로 전 후자인 것 같아요. 제가 잘하는 분야를 만들어 놓고 싶거든요. 지금까지는 뭐든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제부터 당분간은 제가 가진 감성과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역할로 팬들,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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