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부 미완의 과제, 후세대에게 숙제로 남기다
- 적당주의와 검은 뒷거래의 관행, 사고공화국의 오명 1
대한민국의 2014년은 너무나 잔인했다. 또다시 대형 참사가 터졌다.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과 선원 30명 그리고 일반인 승객 등 총 476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인원이 300명이 넘는다. 그것도 꽃다운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수많은 아름다운 꽃들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그 어느 사고가 가슴 아프지 않았을까만 이번은 참혹함과 비통함의 정도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온통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사랑스러운 어린 자녀들을 자신보다 먼저 떠나보낸 부모들의 피눈물 나는 심정을 그 누가 어떻게 달래줄 수가 있겠는가? 또한 요행히 목숨을 건졌다곤 하더라도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할 학생들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치유해 줄 것인가? 국민 모두는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에 젖어 망연자실 할 말을 잊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참혹한 일이 벌어졌을까? 조사결과 이번 사태가 선박회사와 그 관련자들의 탐욕과 비리, 승무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무책임, 정부의 감독 부실과 재난 대처능력 부족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이유로는 결국 다른 대형 참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전반에 똬리를 틀고 있는 도덕불감증과 적당주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부실증후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또다시 우리 중장년층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유산이 피어나려는 꽃망울들을 주검으로 몰아넣었다는 회한이 가슴을 찢어질듯 아프게 만들었다. 우리는 결단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새로이 개조해 나가야만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자녀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만이 고귀한 생명을 잃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속죄를 하는 길일 것이다.
우리는 개발연대 시절 세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도 잉태되고 있었다. 부실과 부조리가 사회 곳곳에 번져나가고, 일을 철저히 처리하기 보다는 빨리빨리 해야만 인정받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다.
특히, 남의 눈을 피해 뒤에서 하는 정당하지 않은 거래, 즉 검은 뒷거래관행은 아직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뒷거래는 촌지, 리베이트, 비자금, 이면계약, 급행료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가 여전히 비리와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설마주의’와 ‘적당주의’가 안전불감증을 키웠다.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하고 방심하거나 기본원칙을 외면하고 대충 적당히 처리하려다 어이없는 사고를 자초했다. 더욱이 이러한 불법적이며 몰 인간적인 행위들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오히려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우리들 의식구조를 지배하는 것 같았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우리사회 곳곳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대형 사고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적당주의와 검은 뒷거래의 관행, 사고공화국의 오명 2에서 계속)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