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연극 리뷰] 프라이드, 차별과 침묵 속 자긍심을 찾아서…

기사입력 : 2014년09월12일 10:49

최종수정 : 2014년09월12일 10:49

[뉴스핌=장윤원 기자] 전달하는 메시지는 깊고 무겁다. 소극장 연극의 러닝타임이 3시간이란 점도 충격적(?)이다. 몇몇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연극 ‘프라이드’는 지난달 개막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 ‘프라이드’는 1958년과 2014년 현재를 오가는 구조를 취한다. 각 시대를 살아가는 올리버(박은석 오종혁), 필립(이명행 정상윤), 실비아(김소진 김지현) 세 남녀의 모습이 번갈아 그려진다. 
 
동성애가 금기시되던 1958년, 사회적 편견을 깨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하는 올리버와 성정체성의 혼란을 느끼지만 결국 올리버에 대한 끌림을 ‘병’으로 규정짓는 필립이 등장한다. 
 
2014년 두 남자의 모습은 과거완 사뭇 다르다. 연인으로 등장하는 올리버와 필립은 올리버의 무절제한 성생활을 원인으로 파경을 맞는다. 올리버는 방탕한 성생활은 옳지 않다는 통념에 부딪히고, 자신의 방종한(혹은 자유로운) 모습을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좌절하고 또 성장한다.
(우측 위부터 시계방향) 1막3장, 1막4장, 1막5장, 2막1장, 2막2장의 한장면
‘위로를 주는 목소리’, ‘아프리카에 선 필립의 뒷모습’, ‘잠 못 이루는 밤’…. 그밖에 수많은 대사가 극 중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가 닿아 있음을 암시한다. 현재의 한 인물이 과거의 모습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넌지시 알리거나, 현재 그가 행동하는 방식이 과거에 당했던 방식에 대한 반응임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설정, 이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두 시대를 넘나드는 구조로 표현돼 보다 선명하게 객석으로 전달된다. 촘촘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빛난다. 3시간에 걸친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여기에 있다. 
 
극 중 인물들은 사회적 편견 혹은 스스로를 속이려는 자기 자신과 아픈 싸움을 한다. 자신과 주위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긍심(프라이드)을 찾기 위한 싸움이다. 차별과 침묵 속 켜켜이 쌓이는 개인의 역사, 인간의 역사가 먹먹한 감동을 더한다.
표면적으로 ‘성 소수자’라는 특정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지만,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스스로에게 물었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한편, 관객이 스스로에 이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격려한다.
 
배우 출신 알렉시 캠벨(Alexi Kaye Campbell)의 작가 데뷔작으로, 지난 2008년 영국 내셔널 씨어터(National Theatre)에서 초연됐다. 당시 뛰어난 작품성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비평가 협회, 존 위팅 어워드,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등 시상식을 휩쓸었다.
 
이번 한국 초연은 배우 이명행, 정상윤, 박은석, 오종혁, 김소진, 김지현, 최대훈, 김종구가 출연한다. 여기에 뮤지컬 ‘카르멘’ ‘구텐버그’ ‘심야식당’, 연극 ‘환상동화’의 김동연이 연출을, 연극 ‘모범생들’의 작가 지이선이 각색을 맡았다.
 
연극 ‘프라이드’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오는 11월2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3만5000원~5만 원. 18세 이상 관람가. 
 

연극의 제목, ‘자긍심’ 혹은 ‘이것’…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
 
성 소수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전세계에서 열리는 행진. 스톤월 항쟁(최초의 동성애자 인권 운동) 1주년을 맞는 1970년 6월28일, 미국 역사 최초의 퀴어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로스엔젤레스와 시카고를 시작으로 그 다음 해에는 보스턴, 댈러스, 밀워키, 런던, 파리 그리고 스톡홀름까지 확정됐고 현재 세계 각국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