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맨들의 직급 승진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 진급'은 옛말이라는 게 삼성 내부의 전언이다. 삼성 각 계열사별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인사적체가 다소 해소되기는 했으나 사업 재조정이 상시화되고 실적 위기감까지 높아지면서 승진 정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인사정책은 성과 중심의 신상필벌이 핵심이다. 직급에 따라 적절한 책임을 부여하면서 성과와 역량을 평가해 승진 연한에 따라 승진과 누락이 결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3년간 실적성과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매년 일반직원 승격과 임원승진에서 사상최대 인사를 단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위기감도 높아 승격 심사는 좀더 까다워질 전망이다. 특히 사업 등 조직의 재정비 작업이 물살을 타면서 승진으로 올라갈 자리는 그만큼 줄어드는 분위기다. 계열사간, 혹은 계열사의 사업부별 합병작업으로 수시 인사·조직개편이 일상화된 점도 소위 자리경쟁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삼성의 일반직원 직급체계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순서다. 계열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보면 사원 4년, 대리 4년, 과장 5년, 차장 5년 등 4-4-5-5 연한에 따라 승격 심사가 이루어진다. 금융계열사의 경우는 차장 6년을 채워야 부장 승진 자격이 주어진다. 대체로 사원에서 과장까지는 인사상 크게 결격사유가 없으면 연한에 맞춰 승진이 이루어져왔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사업 재조정이 활발해지면서는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승격 심사와 더불어 승진 정원도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 내부는 연한이 찬 부장급 이하 직원 중 실제 승진하는 비율은 절반 가량에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탭인력의 경우는 승급의 요건을 갖췄지만 올라갈 자리가 더 좁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계열사의 부장급 관계자는 "자리에 맞춰 사람이 이동하는 체계인데 사업재편과 인력 재배치가 이루어지면서 승진해서 올라갈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져 차장에서 부장,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하기는 현재보다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상무급 이상의 임원 승진의 경우도 가뜩이나 좁았던 바늘구멍이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성장곡선이 꺾이면서 실적 위기감이 높아진 상태로 매출 손익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임원의 정원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계열사 임원은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가 잘나가면서 최근 몇년간 사상 최대 승진인사를 주도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승진 정원은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기본 연한이 1년 가량 부족한 상태에서 발탁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발탁 인사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는 예년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