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스타톡] 에네스 카야 "청춘을 한국과 함께했죠"

기사입력 : 2014년08월19일 09:05

최종수정 : 2014년08월19일 09:0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15세 미만 청소년의 독립 반대, 혼전 동거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NO. 서양인은 개방적일 것이란 편견을 확실하게 깨준 터키인이 등장했다.

조선 시대 사람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만큼 고지식한 ‘터키 유생’ 에네스카야(30). 그는 JTBC ‘비정상회담’ 첫 회부터 제대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11개국을 대표하는 외국인 패널들 중 가장 보수적인 그는 껍데기만 외국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고와 가치관은 유교 사상이 깊은 한국인과 견줄만하다. 덕분에 대중의 관심이 에네스 카야에 쉽게 집중됐다. 게다가 흠 잡을 데 없는 한국어 실력은 목소리만 들으면 한국인으로 착각할 정도.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외국인의 방송 출연에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집중됐다.

사실 그는 ‘비정상회담’의 성공에 확신이 없었다. 방송 전 출연자 선정 사전 인터뷰에서 임정아PD에 “얼마나 갈 것 같냐”며 되물었다고. 그러나 첫 방송과 동시에 프로그램은 시선을 모았고 화제의 예능으로 떠올랐다. 3회가 방송된 후 에네스 카야는 메인 작가와 PD를 다시 찾아가 “제가 감히 그런 말을 해서 죄송하다”고 바로 사과했다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방송 생활을 2007년부터 시작했어요. SBS ‘모닝와이드’ VJ를 하면서 대한민국을 다 돌아다녀봤죠. 영화, 토크쇼에도 드문드문 출연했고요. 문득 생각해 봤는데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계속 갈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놓고 PD님께 ‘오래갈 것 같냐’고 물었죠. 나중에야 제가 다시 사과했지만(웃음), 그때 담당 작가와 PD가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당시 그런 제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요. ‘한국이 좋다’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점이 프로그램과 잘 맞을 걸로 봤다고요. 그런 성향이 방송에서도 부각됐죠.”

 

보수적인 에네스 카야는 ‘터키 유생’에 이어 ‘꽉네스’라는 별칭도 얻었다. 20대의 도전·진취적 성향의 패널들과 완전히 다른 방향의 의견을 내세우는 경우가 흔하고 자신의 의견을 굽히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20대인 벨기에 출신 줄리안과 호주 출신 다니엘과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물론 그는 방송 외 실제 패널들과 사이가 좋다. 방송에서 선보이는 주제에 따른 의견 차이일 뿐이다. 가릴 것은 가리되 할 말은 하고 사는 것이 그의 지론. 많은 이들이 에네스 카야를 ‘보수적’이라고 본다는 말에 그는 요즘 사람들이 너무 개방적인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요즘 방송 트렌드가 자연스러움이죠. 운 좋게 저의 돌직구나 주장을 밀고나가는 면이 최근 방송 흐름과 잘 맞아서 호응을 얻는 듯합니다. 저를 보수적이라고 보시지만 오히려 요즘 세상이 빠르게 개방적으로 변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개방과 보수의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옛것을 지키는 것이죠. 역사가 있기에 현재가 있잖아요. 우리 것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것만 받아들이면 문화는 사라질 지도 모르죠.”

에네스 카야의 말에 힘이 실리는 데는 정확한 한국어 발음이 한 몫 한다. 그는 무엇보다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고 믿는다. 18세에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으로 건너 온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와 3·4위전을 벌인 국가라는 정보 하나만으로 한국의 수도 서울을 찾았다. 한국말을 전혀 몰랐던 18세 청년 에네스 카야는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말 배우기에 매달렸다. 건국대학교 어학당을 다닌 그는 적극적으로 선생님에게 발음을 묻고 익히기를 반복했다. 그런 그에게도 아직까지 어려운 한국 발음이 있다면 ‘어르신’이다.

 “‘ㅓ’와 ‘ㅡ’가 연이어 붙는 단어를 빨리 말하면 발음이 부정확해져요. 아직까지 쉽지 않네요. 다른 건 몰라도 발음은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학당을 다닐 때도 선생님께 직접 발음을 묻고 발음 기호를 확실히 적어서 익혔죠. 보통 외국인들은 아시아계 말은 중국어처럼 뜻과 글자 수가 많을 거라 지레 겁을 먹어요. 저도 한국어를 제일 처음 배울 때 글자 수에 대해 물었죠. 다행히 한글은 모음과 자음만으로 쉽게 읽고 말할 수 있더군요. 이런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한국어는 배우기가 쉬웠고 공부하는 재미가 있어 빨리 늘었죠. 그러다 2009~2011년 제가 공부했던 어학당에서 제게 100~150명의 학생 앞에서 강의를 부탁했어요. 제가 돈을 주고 배우던 곳에서 이제는 돈을 받고 배움을 전하게 됐구나 싶어 뿌듯했죠. 투자한 만큼 본전을 뽑았다고나 할까요?(웃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문·이과 통합 전교 3등까지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에네스 카야. 그러나 엄청난 경쟁률에 원하는 대학은 못갔다. 당시 그는 터키에서 길몽으로 통하는 당나귀 꿈을 꿨다. 당연히 원하는 대학에 붙을 줄 알았다. 그러나 대학 진학 실패 후 희한하게도 일사천리도 한국으로 오게 된 그는 지금 생각해보니 그 길몽이 한국에서의 삶을 암시한 듯 하다며 웃었다. 

한국에 정착한 지 어언 12년 째. 한국에 대한 애틋함도 남다르다. 한국에서 그의 또다른 삶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방송활동, 2009~2010년 서울FC 감독 귀네스의 통역, 그리고 올해 초부터는 터키 과일 음료를 수입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사업가로서 성공과 더불어 그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영화 ‘초능력자’(2010)에도 출연한 그는 한국 최초로 꾸준히 살아남는 외국인 영화배우로 남고 싶다.

“제 청춘을 한국에서 보내고 있어요.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18세에 건너와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사회를 배웠죠. 중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터키 지사가 있는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2008년 경제 위기로 무산됐죠. 한국에서 사는 게 저는 더 좋더라고요. 이제는 터키만큼 우리나라 같은 애정도 더 깊어졌죠. 제가 사랑하는 한국에서 받은 게 많습니다. 이제는 사업도 키우면서 방송 활동도 꾸준히 하면 더 좋겠다 싶어요. 연기도 부쩍 재미있어졌고요. 언젠가 한국에서 연기한 외국인 배우로 영화제에서 상도 한 번 받아보고 싶습니다.”

[장소 협조=블룸 앤 구떼]

세월호 가족들 위로하러 팽목항 찾은 터키인들 기억하시나요?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온 에네스 카야는 1999년 터키 대지진 때 한국의 도움을 받은 일을 기억한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접한 그는 곧장 팽목항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미리 지자체의 허락을 받고 케밥 2000인분을 준비했으나 네티즌들과 현장 공무원들의 오해와 비난에 급하게 철수했다. "지금이 축제 기간이냐. 케밥을 이 현장에서 나누어 주는 이유가 뭐냐"는 오해 아닌 오해였다. 

세월호 사고로 상처 받은 이들을 돌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갔던 그의 마음을 몰라준 상황. 나중에 오해가 풀렸지만 당시 그 또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음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소식을 듣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뉴스에서 들리는 사망자, 실종자 소식에 마음이 아팠죠. 그러던 중 강남에서 터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12년 지기와 팽목항으로 향하게 됐죠. 혹시나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부를까 식당 브랜드를 전혀 새기지 않은 티슈, 포장지, 봉투를 사용했어요. 현수막도 준비했는데 아주 작은 글씨로 ‘형제의 나라 터키’라고 적었죠.

심신이 지친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현장에 계신 분들께 저희가 직접 케밥을 드렸어요. 그 분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씀해 주셨죠. 하지만 허락을 받았음에도 현장 관계자나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 일찍 철수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마음이 전해졌다면 괜찮습니다. 항간에 터키에서는 위로의 의미로 케밥을 나눠준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케밥 종류도 300가지가 넘거든요. 세월호 참사로 힘든 분들께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드리려던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누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의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71)를 올해의 수상자로 호명했다. 한림원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종말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키는 강렬하고 예지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 [사진 = 노벨상위원회] 2025.10.09 oks34@newspim.com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난해한 문체와 종말론적인 테마로 유명하다. 1954년생인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대학에서 법학과 헝가리문학을 전공하면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대학졸업후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 그는 1985년 데뷔작인 '사탄탱고'로 문학성을 인정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몽골, 중국에서 거주했으며 '저항의 멜랑꼴리'와 '전쟁과 전쟁'을 발표한 이후 미국, 스페인,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해왔다. 2015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돼 왔다. '파멸''사탄탱고''런던에서 온 사나이''토리노의 말'등 각본을 쓰기도 했다. 수전 손택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 최고 거장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사탄탱고'는 공산체제 하에서 무기력하고 비참하고 곤궁하게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oks34@newspim.com 2025-10-09 20:47
사진
'국정자원 화재' 1등급 복구율 62.5%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정부 전산시스템이 709개로 정정됐다. 화재로 멈춘 일부 시스템은 대구센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화재 관련 상황과 복구 진행현황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2025.10.09 photo@newspim.com 브리핑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인 엔탑스(nTOPS)의 데이터가 복구돼 대전센터의 전체 시스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시스템 목록을 709개로 확정했다. 기존에 정부가 공지한 647개에서 62개가 추가된 것이다.  이는 우체국금융, 공직자통합메일과 같은 일부 시스템이 기능별로 세분화돼 시스템 수가 증가했고, 온나라문서 시스템은 기관별로 있던 목록이 정부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합되는 등 목록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목록의 등급별 시스템 수는 1등급 40개,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다.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시스템은 이날 12시 기준으로 193개(27.2%) 시스템이 복구됐다. 1등급 시스템 40개 중에서는 25개(62.5%)가 복구돼 운영 중이다. 또 이달 말까지 도입 예정이던 장비를 연휴 중 도입해 현재까지 서버 90식, 네트워크 장비 64식 등 198식의 전산장비를 신규로 도입했다. 중대본은 장비 설치가 완료되는 15일 이후부터는 복구되는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분진 및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의 시스템은 소관 부처와의 협의 및 세부 검토를 거쳐 대구센터로 이전하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5층의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하여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전센터는 5전산실 및 6전산실에 신규장비를 설치해 시스템을 복구하고, 대구센터 이전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사와 소관부처 간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이전할 계획이다. gdy10@newspim.com 2025-10-09 14:4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