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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에네스 카야 "청춘을 한국과 함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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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15세 미만 청소년의 독립 반대, 혼전 동거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NO. 서양인은 개방적일 것이란 편견을 확실하게 깨준 터키인이 등장했다.

조선 시대 사람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만큼 고지식한 ‘터키 유생’ 에네스카야(30). 그는 JTBC ‘비정상회담’ 첫 회부터 제대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11개국을 대표하는 외국인 패널들 중 가장 보수적인 그는 껍데기만 외국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고와 가치관은 유교 사상이 깊은 한국인과 견줄만하다. 덕분에 대중의 관심이 에네스 카야에 쉽게 집중됐다. 게다가 흠 잡을 데 없는 한국어 실력은 목소리만 들으면 한국인으로 착각할 정도.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외국인의 방송 출연에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집중됐다.

사실 그는 ‘비정상회담’의 성공에 확신이 없었다. 방송 전 출연자 선정 사전 인터뷰에서 임정아PD에 “얼마나 갈 것 같냐”며 되물었다고. 그러나 첫 방송과 동시에 프로그램은 시선을 모았고 화제의 예능으로 떠올랐다. 3회가 방송된 후 에네스 카야는 메인 작가와 PD를 다시 찾아가 “제가 감히 그런 말을 해서 죄송하다”고 바로 사과했다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했다.

“방송 생활을 2007년부터 시작했어요. SBS ‘모닝와이드’ VJ를 하면서 대한민국을 다 돌아다녀봤죠. 영화, 토크쇼에도 드문드문 출연했고요. 문득 생각해 봤는데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계속 갈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놓고 PD님께 ‘오래갈 것 같냐’고 물었죠. 나중에야 제가 다시 사과했지만(웃음), 그때 담당 작가와 PD가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당시 그런 제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요. ‘한국이 좋다’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점이 프로그램과 잘 맞을 걸로 봤다고요. 그런 성향이 방송에서도 부각됐죠.”

 

보수적인 에네스 카야는 ‘터키 유생’에 이어 ‘꽉네스’라는 별칭도 얻었다. 20대의 도전·진취적 성향의 패널들과 완전히 다른 방향의 의견을 내세우는 경우가 흔하고 자신의 의견을 굽히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20대인 벨기에 출신 줄리안과 호주 출신 다니엘과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물론 그는 방송 외 실제 패널들과 사이가 좋다. 방송에서 선보이는 주제에 따른 의견 차이일 뿐이다. 가릴 것은 가리되 할 말은 하고 사는 것이 그의 지론. 많은 이들이 에네스 카야를 ‘보수적’이라고 본다는 말에 그는 요즘 사람들이 너무 개방적인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요즘 방송 트렌드가 자연스러움이죠. 운 좋게 저의 돌직구나 주장을 밀고나가는 면이 최근 방송 흐름과 잘 맞아서 호응을 얻는 듯합니다. 저를 보수적이라고 보시지만 오히려 요즘 세상이 빠르게 개방적으로 변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개방과 보수의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옛것을 지키는 것이죠. 역사가 있기에 현재가 있잖아요. 우리 것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것만 받아들이면 문화는 사라질 지도 모르죠.”

에네스 카야의 말에 힘이 실리는 데는 정확한 한국어 발음이 한 몫 한다. 그는 무엇보다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고 믿는다. 18세에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으로 건너 온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와 3·4위전을 벌인 국가라는 정보 하나만으로 한국의 수도 서울을 찾았다. 한국말을 전혀 몰랐던 18세 청년 에네스 카야는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말 배우기에 매달렸다. 건국대학교 어학당을 다닌 그는 적극적으로 선생님에게 발음을 묻고 익히기를 반복했다. 그런 그에게도 아직까지 어려운 한국 발음이 있다면 ‘어르신’이다.

 “‘ㅓ’와 ‘ㅡ’가 연이어 붙는 단어를 빨리 말하면 발음이 부정확해져요. 아직까지 쉽지 않네요. 다른 건 몰라도 발음은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학당을 다닐 때도 선생님께 직접 발음을 묻고 발음 기호를 확실히 적어서 익혔죠. 보통 외국인들은 아시아계 말은 중국어처럼 뜻과 글자 수가 많을 거라 지레 겁을 먹어요. 저도 한국어를 제일 처음 배울 때 글자 수에 대해 물었죠. 다행히 한글은 모음과 자음만으로 쉽게 읽고 말할 수 있더군요. 이런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한국어는 배우기가 쉬웠고 공부하는 재미가 있어 빨리 늘었죠. 그러다 2009~2011년 제가 공부했던 어학당에서 제게 100~150명의 학생 앞에서 강의를 부탁했어요. 제가 돈을 주고 배우던 곳에서 이제는 돈을 받고 배움을 전하게 됐구나 싶어 뿌듯했죠. 투자한 만큼 본전을 뽑았다고나 할까요?(웃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문·이과 통합 전교 3등까지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에네스 카야. 그러나 엄청난 경쟁률에 원하는 대학은 못갔다. 당시 그는 터키에서 길몽으로 통하는 당나귀 꿈을 꿨다. 당연히 원하는 대학에 붙을 줄 알았다. 그러나 대학 진학 실패 후 희한하게도 일사천리도 한국으로 오게 된 그는 지금 생각해보니 그 길몽이 한국에서의 삶을 암시한 듯 하다며 웃었다. 

한국에 정착한 지 어언 12년 째. 한국에 대한 애틋함도 남다르다. 한국에서 그의 또다른 삶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방송활동, 2009~2010년 서울FC 감독 귀네스의 통역, 그리고 올해 초부터는 터키 과일 음료를 수입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사업가로서 성공과 더불어 그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영화 ‘초능력자’(2010)에도 출연한 그는 한국 최초로 꾸준히 살아남는 외국인 영화배우로 남고 싶다.

“제 청춘을 한국에서 보내고 있어요.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18세에 건너와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사회를 배웠죠. 중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터키 지사가 있는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2008년 경제 위기로 무산됐죠. 한국에서 사는 게 저는 더 좋더라고요. 이제는 터키만큼 우리나라 같은 애정도 더 깊어졌죠. 제가 사랑하는 한국에서 받은 게 많습니다. 이제는 사업도 키우면서 방송 활동도 꾸준히 하면 더 좋겠다 싶어요. 연기도 부쩍 재미있어졌고요. 언젠가 한국에서 연기한 외국인 배우로 영화제에서 상도 한 번 받아보고 싶습니다.”

[장소 협조=블룸 앤 구떼]

세월호 가족들 위로하러 팽목항 찾은 터키인들 기억하시나요?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온 에네스 카야는 1999년 터키 대지진 때 한국의 도움을 받은 일을 기억한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접한 그는 곧장 팽목항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미리 지자체의 허락을 받고 케밥 2000인분을 준비했으나 네티즌들과 현장 공무원들의 오해와 비난에 급하게 철수했다. "지금이 축제 기간이냐. 케밥을 이 현장에서 나누어 주는 이유가 뭐냐"는 오해 아닌 오해였다. 

세월호 사고로 상처 받은 이들을 돌보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갔던 그의 마음을 몰라준 상황. 나중에 오해가 풀렸지만 당시 그 또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음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소식을 듣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뉴스에서 들리는 사망자, 실종자 소식에 마음이 아팠죠. 그러던 중 강남에서 터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12년 지기와 팽목항으로 향하게 됐죠. 혹시나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부를까 식당 브랜드를 전혀 새기지 않은 티슈, 포장지, 봉투를 사용했어요. 현수막도 준비했는데 아주 작은 글씨로 ‘형제의 나라 터키’라고 적었죠.

심신이 지친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현장에 계신 분들께 저희가 직접 케밥을 드렸어요. 그 분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씀해 주셨죠. 하지만 허락을 받았음에도 현장 관계자나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 일찍 철수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마음이 전해졌다면 괜찮습니다. 항간에 터키에서는 위로의 의미로 케밥을 나눠준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케밥 종류도 300가지가 넘거든요. 세월호 참사로 힘든 분들께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드리려던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 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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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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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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