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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뮤지컬 '프리실라' 이주광 "화려한 쇼-감동 드라마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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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프리실라’ 드랙퀸 틱(미치)을 연기하는 배우 이주광을 만났다. 비 내리는 오후, 먹구름 낀 날씨에도 이주광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그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그 사연을 알고 보니 썩 유쾌하진 않다. “근래 불면증이 좀 있어서. 눈이 아파서 최근 쓰고 다녀요”라면서 웃는 얼굴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시드니의 한 클럽에서 인형쇼를 선보이는 여장남자 미치(이주광 마이클리 이지훈)가 주변의 조롱과 슬럼프로 좌절을 겪으면서 시작된다. 마침 전 부인 마리온(서유라)에게 아들 벤지(윤우영 이태경 이주호)를 만나러 오라는 권유를 받은 틱은 고민 끝에 버나뎃(김다현 조성하 고영빈), 아담(조권 김호영 유승엽)과 팀을 꾸리고 프리실라 버스에 오른다. 이렇게 앨리스 스프링스를 향한 세 드랙퀸의 여행이 막 오른다. 
 
“제가 생각하는 틱은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함 없이 원하는 대로 살다 벽에 부딪힌 인물이에요. 벤지(틱의 아들) 역의 아이들이 분장실에서 ‘아빠’라고 외치며 달려오곤 하는데, 그럴 때면 기분이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아빠란 게 뭘까’란 생각도 들고, ‘내가 아빠라는 게 실감이 안나는데 내가 아빠라니’라는 되게 이상한 기분?(웃음) 아마 틱이 딱 이런 기분일 것 같아요. 틱은 아들을 한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아들을 처음 만나 흥분해서 하는 말이 ‘애가 말을 해. 나한테 아빠래’라는 대사예요. 거기서 (틱의 감정을) 더 실감했죠.”   
지난 200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한 이주광은 뮤지컬 ‘헤드윅(2008, 2009)’, ‘틱틱붐(2010)’, ‘에릭사티(2011)’, ’빨래(2012)’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지난 3월 공연된 뮤지컬 ‘셜록홈즈2: 브러디게임’에서 의문의 사내 에드거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셜록홈즈’ 직후 그가 선택한 작품은 ‘프리실라’의 여장남자 틱. 한 여자를 굳건히 지키는 무대 위 에드거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기함할 만한 변신이다. 
 
“비슷한 캐릭터를 연달아 하는 경우는 좋아하지 않아요. 갭이 있는 역할을 선호하는 편이고, 그런 걸 염두하고 이제껏 작품을 선택해왔어요. ‘셜록홈즈2’의 에드거 역 다음으로는 밝은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프리실라’ 오디션 기회가 왔어요. 에드거와는 너무 다른 캐릭터라 놀라는 분들도 있고, 에드거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프리실라’의 틱을 보자니 기분이 이상하다는 분도 있고(웃음). 더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이주광이 연기하는 극중 틱은 한때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퇴물이 된 트랜스젠더 버나뎃, 인기는 많지만 자유로운 성격 때문에 사건 사고에 휘말리기 일쑤인 여장남자 아담을 설득해 여행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자칫 버나뎃과 아담의 강한 개성에 묻혀 존재감이 옅어 보일 수 있지만, 이주광이 틱을 연기하는  소신은 뚜렷하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고민이 많았어요. 배우로서 저의 캐릭터가 잘 설명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니까요. 과일 맛을 설명할 때 흔히들 ‘새콤하다’거나 ‘달콤하다’고 수식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딱 떨어지고 자극적인 것을 더 기억하는 듯해요. 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맛의 과일도 있잖아요? 그런 과일처럼 틱은 뭐라고 딱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예요. 
 
틱의 목적은 두 사람을 데리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해 성공적인 공연을 하는 거예요. 여행길에 오르길 머뭇거리는 버나뎃과 아담을 설득하고, 마침내 두 사람이 각자의 명확한 목적을 가지면서 여행이 시작되지만 정작 틱은 끊임없이 자신의 길이 맞는지 고민하고 방황하죠. 호모라고 조롱받고 아들도 나를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나 주춤하면서도 또 가려고 마음먹고. 이런 틱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가려고 해요.” 
성소수자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프리실라’는 개막 초반부터 각종 오해와 편견에 시달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프리실라’는 성소수자가 강조됐다기 보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 우정과 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 하기에 적합했다. 
 
“성소수자 역시 똑같은 사람임에도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이 없진 않아 안타깝죠. 하지만 ‘프리실라’는 어쩔 수 없이 재미있고 신나는 작품이잖아요? 공연이 짧게 느껴졌다는 분들도 많고, 부모님 세대도 즐겁게 관람하세요. 주변으로부터 ‘막이 내리고 공연장을 기분 좋게 나갈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배우로선 뿌듯한 일입니다.” 
 
그의 말대로 ’프리실라’는 재미있고 신나는 작품임이 틀림없다. 무대를 통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과 웃음보를 자극하는 즐거움이다. 특히, 의상 총 500여벌, 머리장식 200여개가 동원된 261번의 의상 체인징은 판타지적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눈을 멀게 하는 화려함의 뒤편에는 전쟁터에 버금가는 노력과 고충이 있었다. “백스테이지의 모습은 결코 화려하지 않아요. 그냥 전쟁터예요(웃음). 다른 뮤지컬보다 일찍 분장을 시작하는 건 기본이고,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의 합이 다 맞아야 하니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죠. 손발이 착착 맞게 되기까지 의상 갈아입는 연습도 했고. 시간 재면서 옷을 갈아입었는데, 옷을 벗고 입는 순서가 조금만 어긋나고 무대에 등장하지 못할 수 있으니까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이주광은 ‘프리실라’의 화려한 즐거움과 더불어 작품의 드라마적 우수성을 함께 강조했다. “다른 어느 작품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나 메시지 역시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화려한 쇼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그에 집중해도 좋죠. 하지만 틱의 시선으로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두 가지 요소(쇼적 즐거움과 내재된 메시지)를 동시에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를 이어갈수록 뚜렷이 와 닿은 것은 이주광이 ‘프리실라’와 틱에 푹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원래) 캐릭터에 크게 영향 받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극중 인물에 대한 몰입이 일상 생활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주광은 “불면증도 약간 거기서 비롯된 것 같다. 어쩌면 날씨 탓일 수도 있지만”이라며 웃었다. 그가 최근 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틱이 여자옷을 입었을 때 흉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웃음). 외국 연출이나 스태프들로부터 ‘지금이 딱 좋다. 내가 생각하는 틱의 몸이다’란 말은 들었지만, 외국인 만의 시각일 수도 있으니까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리송할 만큼 애매한 선을 연기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도 좀 힘들었네요(웃음).” 
 
“배우는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직업이에요. 기억이 돼야 좋은 작품과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알아볼수록 생명력이 생기는 직업이죠. 저도 배우이고, 사람들의 사랑과 박수갈채, 환호를 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방향이 됐건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는 방향으로 갈 듯해요. 지금까지 경험상 작품과의 인연은 운명인 것 같아요. 무대를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온다면 제 운명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뮤지컬 ‘프리실라’ 틱/미치 3인3색 매력 & 9인 호흡에 주목 
 
“9명 배역이 서로 다 연기 해봤는데 어쩜 그렇게 전부 다른지(웃음). 세 명(이주광 이지훈 마이클리)의 틱도 물론 다 다르고요. 마이클(리)은 마이클 나름의 색깔이 뚜렷하고, 평소에도 성품과 겸손함이 정말 좋아요. (이)지훈 형은 ‘위키드’와 병행하기 힘들텐데도 불평없이 연습 정말 다 하시고요. 
 
생각지도 못한 화학작용이 일어나기도 해요. 연습을 할 때 고영빈-마이클리-김호영/조성하-이주광-조권/김다현-이지훈-유승엽으로 팀처럼 나뉘어 연습을 많이 해선지, 공연 초반엔 같이 연습했던 캐스트가 더 편했어요. 하지만 또 9명이 섞여서 하다 보니 색다른 재미, 색다른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모든 캐스트와 팀웍이 다 굉장히 좋고, 앙상블도 파이팅이 넘쳐죠. 그래서 작품도 더 즐겁게 보이는 것 같아요(웃음).” 

 
사진=설앤컴퍼니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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