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양진영 기자] 독보적 가창력의 여성 솔로 거미(박지연, 33)가 조금 달라진 듯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4년 만에 돌아왔다. 길었던 공백만큼 그에게선 약간의 변화가 느껴졌다. 소속사를 옮기고, 한층 여성스러워졌지만 음악은 여전했다.
거미의 4년 만의 컴백곡 '사랑했으니…됐어'는 앞서 다수의 히트곡을 함께 작업해 온 김도훈이 작곡하고, 가수 휘성이가사를 쓴 브리티쉬 팝 발라드곡. 예전 거미 노래와 아주 다른 장르는 아니지만, 가사 내용과 분위기가 가벼워졌고, 사랑과 이별을 바라보는 관조적인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그간의 히트곡은 실의에 빠져있는 얘기가 많았죠. 이번엔 이별 얘기지만 잘 떠나보낸 관조적 느낌을 담아봤어요. 다른 작사가에게도 가사를 받았지만, 휘성에게 담담한 이별의 느낌이라고 콘셉트를 줬어요. 서로 잘 아니까 더 와닿게 잘 써줬죠."
확실히 예전에 비해 덜 질척거린다. 제목부터 '사랑했으니…됐어'로 표현한 담담한 이별을 택한 이유를 묻자, 거미는 "나이 먹다보니 그렇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나이 얘기가 나오니,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기에 자연히 결혼에 관한 생각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사랑을 대하는 자세도 달려졌어요. 느껴지시나요?(웃음) 예전엔 울고 불고 빠져나오질 못했다면 지금은 매달려봤자 소용이 없는 걸 아니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싶고, 그런걸 표현해봤죠. 결혼에 관한 이상형도 바뀌었어요. 예전엔 어둡고 뭔가 아픔이 있는 듯한 사람에게 마음이 갔는데 지금은 감성이 통하면서도 더 밝은 쪽으로 이끄는 분이 좋아요. 개그맨요? 완전 좋아해요."
의외로 거미는 애절한 이별 노래를 하면서, 특정 대상을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그런지도 굉장히 오래됐다고. 경험을 생각하며 감정을 몰입하는 게 더 쉬울 것은 당연할진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누군갈 떠올리지 않은 지는 꽤 오래됐어요. 밝히지 않고 연애를 한 적도 있긴 하지만 늘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웃음) 오래 만나는 편이고 헤어지면 오래 못잊는 편이라, 노래할 때 예전 사람을 떠올리면 지금 만나는 상대에게 너무 미안해지더라고요. 지금 행복한데 과거를 떠올리는 것도 찔리고 막연하게 감정을 컨트롤하려 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거의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것 같아요."

거미가 4년 전과 가장 달라진 건 아무래도 소속사의 변화였다. 데뷔 때부터 몸 담아왔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JYJ와 특급 배우 군단이 속한 씨제스로 둥지를 틀었다. 그를 이끈 소속사의 매력이 뭔지, 또 가장 달라진 점은 어떤 건지 궁금했다.
"씨제스가 YG랑 구조가 가장 비슷해요. 직원들이 파트별로 나뉘어 있는 거나, 그간 일해온 패턴도 그렇고요. 하나 다른 건 YG는 음악을 해온 분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의견이 많이 갈려요. 곡 하나에도 다양한 의견이 많았고 앨범 하나 나오기도 시간이 오래 걸리죠. 시스템은 비슷하지만 씨제스 대표님은 음악은 좀 맡기시는 편이에요. 동료들도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조언을 해줘서 좋았죠."
거미는 이번 앨범을 발표할 당시, 조금은 내려 놓은 듯한 메시지로 약간의 변신을 시도하며 "팬들이 거미의 음악을 편안하게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어려운 노래를 부르는 가수, 노래를 어렵게 부르는 가수라는 이미지가 독특한 색깔이 되긴 하지만 "저 그렇게 어려운 사람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노래가 멜로디가 막상 어려운 것은 없어요. 노래방에서 더 쉽게 부르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부르면 어렵게 들리나봐요. 이걸 굳이 바꾸려는 생각은 없어요. 그게 제 스타일이고, 대중들이 기억하시는 점이니까요. 예능 노출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 전 어려운 사람인가봐요. 그래도 활동 할 땐 몇 번 나갔는데 잘 모르시더라고요. 앞으론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연기도 해보고 싶고, DJ같은 경우 제의도 들어왔었지만 예전엔 할 기회가 안됐죠. 한번쯤 꼭 해보고 싶어요."

특히 거미는 곧 신보를 발표하는 JYJ를 언급하며, "항상 놀란다"면서 " 셋이 다른 색깔인데 뭉쳐서 잘 하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 조금 스타일을 바꿔서 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빠르게 바뀌는 음악 시장에서 조금은 더 잦은 활동을 다짐하며 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픈 마음을 밝혔다.
"'사랑했으니…됐어' 활동 이후 7월19일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요. 어쿠스틱한 무대로 꾸밀 생각이에요. 많이들 제 목소리로 꽉찬 음악을 듣고 싶어 하셔서 소규모 밴드를 처음 꾸려봤죠. 2시간 내내 발라드는 좀 지루할 것 같아 그 안에서 재밌는 무대도 고민 중이에요. 이제는 시기를 정하지 않고 좋은 곡이 있으면 바로바로 발표할 계획이에요. 좋은 아이디어도 생각 중이고, 아마 올해 안에 앨범을 또 낼 지도 몰라요. (웃음)"
■ 거미는 지난 2003년 1집 'Like Them'으로 데뷔해 올해로 11년차를 맞았다. 당시 그는 타이틀곡 '그대 돌아오면'과 수록곡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가 큰 사랑을 받으며 휘성과 함께 YG의 절대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날 그만 잊어요' '아니' '미안해요' 등을 발표, 애절한 이별 노래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최근 4년 만의 신곡 '사랑했으니…됐어'로 돌아와 플라이투더스카이, god, 휘성과 함께 활동하며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가수들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 '이별 노래' 전문 거미, "다들 결혼하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유난히 '이별 전문' 여자 가수로 인식됐던 거미. 예전에는 결혼을 언제하냐고 물으면 "이별 노래 좀 더 하다 갈게요"라고 말하곤 했단다. 하지만 최근 동료들이 대거 결혼을 해서 그런지 심경의 변화가 생긴 듯 했다. "공개연애 하다가 헤어지면, 이별 노래를 하면 그게 항상 따라다니잖아요. 결혼에 관해 생각했을 때 '해야 되나' 싶긴 했어요. 하지만 결혼한 선배들을 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전혀 상관 없대요. 사실 그렇게 치면 백지영 언니는 이별 노래 그만해야 되는 거니까요.(웃음)" 그럼 요즘엔 결혼 생각이 드는 걸까? 거미는 절친한 린(이세진), 백지영, 박선주 등을 언급하며 "이제 친구들도 가니까 기분이 이상했다"면서 결혼에 관한 자신만의 환상을 살짝 털어놨다. "세진이는 금방 갈 것 같았어요. 진짜 결혼 안할 것 같던 언니들이 갈 땐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정말 행복해해서 아, 결혼을 해야되는거구나 했죠. 사실 결혼식 자체에는 환상이 없지만 결혼 생활에는 판타지가 있어요. 요즘은 이효리 커플 보면 정말 부럽더라고요. 제주도에서 자연에 묻혀 사는 게 좋아보이고 저도 여유가 되면 외곽에 살면서 가끔 음악하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예전엔 아예 생각이 없었는데 가끔 이런 꿈을 꾸긴 해요."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