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관피아의 원천, ‘규제’ 개혁 시급하다

기사입력 : 2014년05월08일 14:17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55

[이제는 바로 잡자] 2부 '官피아' 유착관계 끊자

[뉴스핌=문형민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관료 공화국'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관료와 업계의 유착 고리인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져 있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초래한 국가 안전망 붕괴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 방만·무책임 경영의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관피아를 척결하는 게 국가 개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관피아를 척결하려면 이들의 힘의 원천인 규제를 없애야한다. 현직에 있을 때 각종 인허가와 인증제도 등 규제를 만들어내고, 퇴직해선 산하 공공기관·협회·조합 등으로 내려가 로비스트이자 방패막이로 호의호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안전과 관련된 규제를 비롯한 '좋은 규제'가 아닌 관피아 밥그릇을 챙겨주기용 규제는 혁파돼야한다는 얘기다.

◆ 방만경영 공공기관 기관장 절반이 '관피아'

퇴직관료들의 전관예우는 거의 모든 부처와 지자체의 공통된 현상이다. 모피아 산피아 원전마피아 해피아 건피아 금피아 등 헤아릴 수도 없다.
 
정부가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공공기관 38곳의 기관장 가운데 18명(47.4%)이 관료 출신 낙하산 즉 관피아였다. 민주·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확인한 결과다.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중부발전·한국전력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한국거래소·한국투자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조폐공사·예금보험공사 등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각각 수장으로 내려앉았다.

부산항만공사(해양수산부), LH·철도시설공단(이상 국토교통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림수산식품부), 그랜드코리아레저(문화체육관광부) 등도 해당 부처 관료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기관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는 임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임감사는 36명 가운데 19명(52.8%)이, 비상임이사는 238명 가운데 74명(31.1%)이 관피아였다. 비상임이사의 경우 관례상 당연직으로 여겨지는 주무부처 현직 관료는 통계에서 제외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각종 협회도 관피아가 장악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찬열(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전행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11∼2013년에 주요 협회 79곳에 퇴직관료 141명이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도 않고 취업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 퇴직 후 직무 관련성으로 2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사기업은 3960곳이다. 이들 기업이 가입한 협회 역시 취업심사에서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퇴직관료는 취업을 못한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위탁받았거나 정부로부터 임원 임명·승인이 이뤄지는 협회는 예외가 적용돼 취업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 예외 규정을 활용해 '낙하산'을 탄 것이다.

이찬열 의원은 “취업제한 대상 기관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기관·단체, 정부나 자치단체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단체 전체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결국 관치와 규제 혁파해야

관피아가 번성하는 힘의 원천은 바로 관치(官治)와 규제 생태계다. 규제의 먹이사슬이 강할수록 업계에서는 힘센 전관(前官)이 기관장이나 협회장으로 와주길 바랄 정도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난 '해피아'가 전형이다. 현직 관료의 규제 신설, 퇴직 관료의 낙하산 재취업, 유착에 의한 규제 유명무실화, 금품 상납 등이 빠짐없이 들어있다.

한국선급은 선박 안전 검사권을 독점하고 있다. 세월호도 한국선급으로부터 사고 두달 전에 정기 안전 검사를 받았다. 200여 개 항목에서 모두 '만족' 판정을 받았다. 안전검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된 셈이다.

한국해운조합은 2100개 해운사를 대표해 세월호와 같은 내항 여객선의 안전운항에 대한 지도 감독 업무를 맡고 있다. 해운사들이 모인 이익단체에게 규제 권한을 준 것이다. 세월호 출항 때 여객선 승선 인원과 화물 적재량, 화물 고정 여부를 해운조합이 제대로 관리ㆍ감독하지 않았다.

해운조합은 역대 이사장 12명 중 10명이, 한국선급은 역대 회장 11명 중 8명이 각각 해양수산부 출신이었다. 또 한국선급과 해운조합은 모두 해양수산부 해경 등을 비롯한 정부부처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퇴직 관료 낙하산'의 원조격은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MOF(Ministry of Finance)+마피아)다. 현재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출신 관료들이 오랫동안 금융공기업 및 금융기업들의 수장 자리를 독식해왔다. 이럴 수 있는 힘은 '관치'였다.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있다"며 '관치 금융'을 합리화한 인물이 금융위원회 수장을 맡을 정도로 당당한 이들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말 우리나라에서 영업하고 있는 중국계 5대 은행 지점장을 불러들여 위안화 예금 유치를 자제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단기적인 쏠림 현상이 외환시장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아무런 공문도 없이 구두를 통한 지시, 보이지 않는 규제였다.

중국계 은행들은 따를 수 밖에 없었고, 한 달에 25억달러(2조6000억원)씩 급증하던 위안화 예금은 1월 9억달러에 이어 2월 6000만달러로 급속히 줄었다. 이 규제 여파는 국내 증권사로 파급됐다. 증권사들은 위안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를 만들어 팔았다. 저금리를 극복할 창조적인 아이디어 상품이었지만 규제로 사실상 성장을 멈췄다.

굵직한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및 금융사와의 유착에 의한 비리, 감독 소홀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민간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모피아들이 꿰찼다.

굵직한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및 금융사와의 유착에 의한 비리, 감독 소홀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민간금융회사인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모피아들이 꿰찼다.

산업ㆍ자원 및 에너지ㆍ통상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공룡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피아도 많다. '인증 권력'이라 불리는 규제도 가장 많고,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수단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산하에 인증기관 19개가 있고, 인증마크 30개를 관리한다. 물론 해당 인증기관의 기관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들은 물론 대부분 산피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빌미로 모든 규제완화를 중단하고,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자는 주장은 심각한 논리의 비약"이라며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규제 개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