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서브프라임(저신용등급) 대출 부실 리스크가 재발할 것인가?
지난 2007년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 시점에서 부각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부실 사태는 이듬해 직접적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저신용등급에도 신차 구입시 대출 확대
주된 이유는 정상적인 신용평가대로라면 신차를 구입할 수 없는 수준의 사람들에게도 대규모 대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의 추이를 보면 자동차 관련 대출 총액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으나 지난 2010년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7000억달러 수준에 그쳤던 자동차관련 대출 총액은 지난 3년 동안 25%나 급증, 9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자동차 서브프라임 대출 증가세는 자동차 판매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회사들은 큰 호황을 누려왔다.
반면 자동차 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출은 둔화되고 있다. 예컨대 신용카드 대출 잔액은 지난 2월 24억2000만달러 감소하는 등 10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 대출의 질 크게 악화
이 가운데 신차 구입 대출의 경우 서브프라임 대출 비율은 현저히 높아지고 있으나 반대로 대출의 질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년 전에는 서브프라임 등급에 대한 신차 구입 대출이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분의 1까지 높아졌다.
특히 신규대출 금리가 10%에 이르는 이른바 '딥(deep)' 서브프라임 계층에 대한 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딥 서브프라임 등급의 소비자들은 과거에는 자금 조달의 기회가 거의 없어 사실상 자동차의 구입 자체가 힘들었던 계층이다.
자동차 가격은 치솟지만 가계 소득은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인 상태에서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은 증가하는 부실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美소비자, 차량 보유 욕구 높아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높은 데다 신차 구입에 대한 욕구는 높아지면서 무리한 대출이 발생하고 결국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금융권과 자산운용사들이 초저금리를 활용, 높은 수익을 챙기기 위해 자동차 대출을 기반으로 한 ABS(자산담보부채권)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들은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자동차 대출 관련 할부금융업이나 금융상품 확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는 자동차 구입 대출에 대해 보통 10%가 넘는 이자를 지불하지만 자금조달은 보통 2%대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된 리스크 상황으로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대출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비율은 약 1%대로 과거 수준과 비교해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은 정체된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디폴트는 확실히 급증할 수 있다.
◆ GM 등 車업종 리스크 요인 부각
신용평가사들은 자동차 대출 부실 가능성을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일부 큰손 투자자들도 자동차 관련주에 대한 현금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퍼링 축소 등 통화 긴축 상황에 따라 자동차 금융관련 불안 요인이 불거질 수 있다는 배경에서 GM과 같은 자동차 주식을 공매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GM은 최근 점화스위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주가도 올해 들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GM 주가는 지난 11일 4.11% 급락한 31.93달러로 마감했다. GM 주가는 올해 초 40달러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4개월 여만에 31달러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등급의 자동차 관련 대출 규모가 크지 않아 금융시스템 상의 위기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안정한 기초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