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영향 고려하면서 때론 단호‥장기동결에 무게
[뉴스핌=김선엽 기자] "전임 총재와 멘트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무게감이 달랐다."
10일 데뷔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 채권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면서도 때론 단호하게 경기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는 신임 총재의 첫 금통위인 만큼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눈과 귀가 일제히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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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한은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실질금리가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높지만 투자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하는 순간 채권금리는 오전의 강세폭을 되돌렸다.
또 현재의 저물가에 대해 정책금리 변경을 통해 대응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시켰다. 시장 일부에 남아 있던 인하 기대감을 완전히 지웠다는 평가다.
아울러 금리인상과 관련해 "수요적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하면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매파적 언급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빠르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당장 시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총재는 "그동안 성장세가 낮다 보니까 적정성장 규모에 못 미친다"며 "GDP갭이 마이너스인 것을 고려하면 성장이 우리에게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전형적인 매파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럼에도 연내 금리인상의 가능성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종전 한은의 스탠스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4월 통화정책방향도 3월과 비교할 때, 물가나 GDP갭 전망에 있어 차이가 없었다.
한 채권운용역은 "기존 한은의 시각을 수용하면서 첫 금통위를 출발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채권운용역은 "총재의 멘트 자체는 중립적이었다고 본다. 인하는 없지만, 인상도 당장은 아니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중수 총재 때와 비교해 멘트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평가다.
동부증권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전임 총재의 말은 시장에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신임 총재는 힘이 가장 셀 때라서 영향력이 달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