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퀄컴과 첫 XR 헤드셋 개발…하반기 출시 목표
갤럭시 생태계 연동해 하드웨어·콘텐츠 통합 전략
메타·애플과 본격 3강 구도…시장 반등 견인 기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안으로 확장현실(XR) 전용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침체됐던 XR 시장이 올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독자 생태계를 갖춘 첫 디바이스로 반전을 노린다.
◆ XR 헤드셋 '무한', 갤럭시 생태계로 경쟁력 강화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XR 시장의 회복세에 맞춰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 무한(코드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OS)와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기반으로 하며,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첫 XR 헤드셋인 프로젝트 무한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 사용자 인식을 위한 멀티모달 센서 등 몰입형 기술을 대거 탑재한다. 특히 구글 맵·유튜브 등 실시간 콘텐츠 활용은 물론,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와의 자연어 대화를 통해 정보 검색이나 생산성 활동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지난 1월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공개된 시제품은 흰색 본체에 전면이 검은색 글래스로 덮인 디자인을 채택해 직관적인 외형을 보여줬다. 고정형 헤드밴드와 곡선형 전면부는 착용 편의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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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갤럭시 언팩 2025'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첫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의 모습. [사진=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는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 기존 모바일 제품군과의 연결성을 앞세워 XR 기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축적된 사용자 경험을 XR 기기로 확장해 하드웨어 연동성과 콘텐츠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갤럭시 유저층이 새로운 XR 기기의 조기 수용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칩셋은 퀄컴이 설계한 'XR2+ 2세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4나노 공정으로 위탁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은 그래픽·AI 연산 능력을 전작 대비 크게 향상시켰으며 12개 이상의 카메라와 센서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이다.
◆ 메타·애플과 3강 구도 본격화…시장 반등 신호될까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XR 시장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메타가 '퀘스트' 시리즈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선도하고 있으며 애플도 지난해 '비전 프로'를 선보이며 고급형 XR 기기 시장에 본격 진입한 상태다. 다만 두 제품 모두 콘텐츠·가격 등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가 있어 삼성전자의 XR 생태계 접근 방식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XR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주요 제조사의 재고 조정, 프로젝트 축소 등으로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출하량은 25.2%, 증강현실(AR)은 16.8% 줄어들었으나, 올해는 AR 중심으로 수요가 소폭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시장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반도체·플랫폼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XR 시장에 집중하며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생태계 완성도와 콘텐츠 연계성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를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